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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현대 역사학의 명저들 (가바야마 고이치 편, 한양대학교 출판부, 201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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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현대 역사학의 명저들 (가바야마 고이치 편, 한양대학교 출판부, 2016.)

Dog君 2018. 8. 12. 10:45


1. 기본적으로 기획이 정말 훌륭한 것 같다.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에 비하면 훨씬 나은 기획인 것 같다. 다만 문제는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책이 많다는 점인데... 한국의 역사학 연구자들도 이런 기획을 한 번 해보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잘만 하면 그런 책들 가볍게 눌러줄 수 있을 것 같은데...


  1989년 가을,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함께 시작된 국제정치의 변동은 동유럽 여러 나라의 민주화와 소련 진영의 해체뿐 아니라, 국내정치의 대립 구조의 변화나 경제와 문화에서의 유동화도 초래하였다. 근대 사회는 성숙을 달성했는지 혹은 미성숙한 채인지 관계없이, 확연하게 새로운 국민을 맞이하였다. 그것이 어디로 향하는가는 반드시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세계사는 새로운 궤도에 올라서게 되었다. (중략) 

  1989년의 사태가 초래한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동서 진영의 구조가 변했을 뿐 아니라, 세계의 나머지 진영에서도 역사의 의미와 내용이 변화하게 되었다. (중략) 물론 국제정치뿐 아니라 경제나 문화 측면에서도 자칫 지표면 아래 영영 묻힐 뻔했던 다양한 역사적 광맥들이 급속히 드러나게 되었다. 세계적인 보편성은 다양성을 향하여 변화하고 있었다. 이것은이 20세기 말부터 분명해진 현상이다. 역사학은 이렇게 나타난 현상을 대상으로 삼아, 새로운 관점을 개발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가바야마 고이치, 「머리말」, pp. 9~10.) 


덧1. 일전에 읽었던 『고문서 반납 여행』의 저자인 아미노 요시히코에 대한 서술을, 의외로 여기서 찾을 수 있었다.


  아미노 요시히코가 타계한 것은 2004년 2월 27일의 일이었다. 텔레비전 뉴스나 신문 각 지면은 아미노의 죽음을 크게 보도하여 그 존재의 크기를 새삼스럽게 세간에 알렸는데, 사실상 이처럼 다루어진 역사가는 이제 일본에서는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아미노는 역사가로서 보기 드문 존재였다. 

  생전의 아미노에게는 아미노 팬으로 불린 열렬한 독자가 있었다. 아미노 팬 사이에 아미노는 아미노 요시히코도 아미노 선생도 아니고, 대개는 아미노 씨로 통하였다. 직접 면식이 없는 독자에게까지도 이만큼 친근하게 사랑을 받은 역사가가 일찍이 있었을까. 아미노가 보여준 역사상 자체가 매력적이었음은 물론이다. 그뿐 아니라, 젊은 시절 겪었던 좌절의 경험이나, 예전부터 근무하던 연구소에서 대출한 고문서를 돌려주는 데 분주했던 고지식한 인품이, 저작 등을 통하여 널리 알려진 것도 컸을 것이다. 뽐내거나 감추는 것 없이 평이한 문장에서도, 그러한 아미노의 성실함이 잘 나타나 있어서, 많은 독자가 심취한 일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아미노의 죽음은, 지식인 하나의 죽음 이상의 깊은 상실감과 쓸쓸함을 사람들의 가슴에 남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쿠라 에이지, 「『무연(無緣)·공계(公界)·락(樂)』(1978) 『일본 중세의 비농업민과 천황』(1984) 아미노 요시히코」, pp. 127~128.) 


덧2. 몇 가지 번역어에 관해서, 나는 이 책과 생각이 좀 다르다. 이 책의 번역자와 기획자는 일본어 원서에 충실하려고 했던 것 같다. 예컨대 ‘linguistic turn’을 ‘언어학적 전회’라고 한다거나 ‘ethnic cleansing’을 ‘민족정화’라고 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두 개념은 각각 ‘언어적 전환’과 ‘인종청소’라는, 비교적 친숙한 번역어를 택하는 것이 독자에게 좀 더 친절하지 않았을까 한다. 존 다우어를 비롯한 몇몇 도서명도 그러하다. 


교정. 

9쪽 18줄 : 역사의 의미 내용이 -> 역사의 의미와 내용이 

60쪽 16줄 : 정명옥 옮김 -> 정영목 옮김 

60쪽 18줄 추가 : 피터 게이, 정주연 옮김, 2015, 『모더니즘』, 민음사 

70쪽 12번 각주 2줄 : 사회경제사년보 

78쪽 16줄 : 경제사·사회사 연보 (위의 2개는 같은 대상을 지칭하지만, 표기가 다름) 

71쪽 10줄 : ‘주변’ ‘반주변’ ‘중핵’ -> ‘주변’·‘반주변’·’중핵’ 

81쪽 8줄 : 르루아 라뒤리 -> 르 루아 라뒤리 

137쪽 5줄 : ‘무연’·’공계’·’악’ -> ‘무연’·’공계’·’락’ 

141쪽 4줄 : ‘문명사적 전환’ ‘인류사적 전환’ -> ‘문명사적 전환’·‘인류사적 전환’ 

172쪽 20줄 : 르 디바 -> 르 데바 

183쪽 17줄 : 르 디바 -> 르 데바 (외국어라서 어떻게 표시하건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é는 ‘ㅔ’로 표기하는 것이 관행적으로 더 맞지 않나 싶다) 

192쪽 14줄 : 대헤서 -> 대해서

193쪽 15줄 : 넙적 다리 -> 넓적다리 

219쪽 7줄 : ‘생각 공장’ ‘병원’ -> ‘생각 공장’·’병원’ 

242쪽 13줄 : 아폴론적인 -> 아폴로적인 

260쪽 15줄 : Cambrid-ge -> Cambridge 

263쪽 14줄 : His-tory -> History 

266쪽 10줄 : Grave-yard -> Graveyard 

267쪽 53번 각주 2줄 : Naumann, Edmund -> Edmund Nau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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