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8/08 (13)
Dog君 Blues...
1. 저널리즘과 역사학은 닮은 점이 있어 보인다. 텍스트 생산을 독점하면서 지식의 생산과 유통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SNS와 팟캐스트와 유튜브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 각자 나름의 대답을 내놓는 중인데, 그런 와중에 골라든 책. 2. 좀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100쪽 안팎인데, 장과 장 사이의 공백이나 앞의 차례나 속표지에 몇 페이지 떼어준 것까지 빼면, 좀 길게 쓴 논문 2~3편 정도 길이 밖에 안 된다. 그러다보니 주장은 있으되 구체적인 사례나 논증이 약간 부족해서, 독자 입장에서는 좀 더 설명을 들었으면 싶은 느낌이 든다. 주장은 명확한데, 지면이 부족해서 충분히 설명을 못 들은 느낌이랄까. 저자가 내 앞에 있다면 물어보고 ..
1.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이고 에세이고 읽어본 적이 없지만, 이런 글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요즘처럼 달리기가 재미있을 때 읽으니, 책도 덩달아 재미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라서 재미있는 걸지도...) 2. 네, 차곡차곡 쌓아가는 성실함과 시간의 힘. 저도 믿습니다. 강한 인내심으로 거리를 쌓아가고 있는 시기인 까닭에, 지금 당장은 시간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시간을 들여 거리를 뛰어간다. 빨리 달리고 싶다고 느껴지면 나름대로 스피드도 올리지만, 설령 속도를 올린다 해도 그 달리는 시간을 짧게 해서 몸이 기분 좋은 상태 그대로 내일까지 유지되도록 힘쓴다. 장편소설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이다.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구구절절이 다 쓰기 귀찮아서 지난 근황에서는 넘어갔는데, 사실 15km 주파에 성공했던 8월 18일에 부상을 당했다. 햄스트링 부상이라거나 족저근막염... 같은 게 전혀 아니고,왼쪽 겨드랑이가 쓸렸다...;;; 몸통에 상처가 난 것을 보니 왼쪽 팔뚝에 차는 암밴드에 쓸린 것 같은데,쓸린 상처가 대개 그러하듯 겁나 신경쓰이고 아프다.암밴드를 처음 찬 것도 아닌데, 왜 하필 오늘 쓸렸는지는 도통 모르겠다;;; 그래서 다음 날인 8월 19일에는 몸통의 상처에 밴드를 붙이고 (3개나...) 달렸더니이번에는 팔뚝이 쓸렸다. 이건 또 뭐지... 겨드랑이에 암세포라도 달라붙었나. 그래서 주말 내내 쓸린 상처가 아팠다는 이야기. 아니, 뭐 달리다가 생긴 부상이면 관절이 나간다거나 그래야 하는 건데,쓸리는 상처는 처음 ..
아침 날씨가 부쩍 시원해졌다.달리기 딱 좋은 날씨가 되었다. 하지만 8월 15일 아침 러닝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2018년 8월 15일 수요일 아침 달리기.평균 페이스 : 5분 20초운동 시간 : 34분 페이스도 많이 떨어졌고, 무엇보다 거리가 너무 많이 줄었다.덥고 습해서 그런가, 6km 정도 뛰고 나서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밀려들었다.평소의 절반 정도 밖에 뛰지 않았는데, 여기서 포기하다니. 스스로에게 실망했다.이게 처음도 아니었다. 이런 적이 여러 번이었다. 그래서 더 실망했다. 그랬던 것이 날씨가 시원해지자마자 기록이 확 좋아졌다. 2018년 8월 18일 토요일 아침 달리기.평균 페이스 : 5분 00초운동 시간 : 1시간 15분 32초 무엇보다 속도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정도로 나왔다.페이스 ..
1-1. 슈퍼히어로 영화를 좋아한다. 어지간하면 나올 때마다 챙겨보고 (꼭 영화관에서 보지 못하면 다운받아서라도 본다) 원작 만화도 사서 본다. 1-2. 그저 때려부수기나 하는, 판타지로 가득한 블록버스터가 뭐가 좋으냐고 물을 수 있겠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판타지스러운 면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상황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자유로움 덕분에 변수 통제도 훨씬 쉬워지고, 따라서 보다 근본적이고 전형적인 윤리 실험이 가능해진다. 당장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나이트 시리즈는 물론이고 마블 원작의 캡틴아메리카나 데어데블 같은 명작이 딱 그렇다. 1-3. 미국의 슈퍼히어로가 마블과 DC라면, 동양의 슈퍼히어로는 아마도 무협소설일거다. 2-1. 슈퍼히어로가 어쩌고 무협이 ..
1. 세다 세다 하더니 정말 세네. 2. 덱스터 같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덱스터처럼 끝나다니. 닭이 등장하는 첫 장면부터 웃음이 터졌다. 이후로도 종종 키득거렸다. 제 패거리들을 속이고 호텔로 뛰어들어간 리틀 제가 신나게 총질을 해대는 장면에선, 낄낄 소리까지 내서 웃어댔다. 웃다 문득 웃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어머니가 고개를 돌려 나를 응시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차렸다. 어둠 속에서 검은 물방울처럼 반짝이는 두 눈은 내게 묻고 있었다. 뭐가 우습니? 어머니는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영화가 끝난 후,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내내 침묵하고 있었다. 해진도 앞만 보며 걸었다. 나는 또 두 사람의 궁둥이만 보며 뒤따라갔다. 뭐가 문제인지 알 수 없어 골이 아팠다. “찜찜하다.” 어머니는 차에 도..
2018년 8월 11일 토요일 아침 달리기.평균 페이스 : 5분 9초운동 시간 : 57분 53초 고저차가 거의 없는 평지인 강변을 달렸더니 이 정도 나온다.좀 더 쥐어짰으면 좀 더 멀리 달릴 수 있었을까. 끝나고 나니 좀 아쉽기는 하지만, 얼마나 더 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른 사람에 비하면 여전히 많이 부족하고 성장하는 속도도 무척 느리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조금씩 늘고 있는 건 확실한 듯하다. 기쁘다. 이 결과 덕분에 힘이 솟은 모양인지 오늘(12일 일요일) 아침에는 다시 12.5km를 뛸 수 있었다. 하하하. 좀 더 힘을 내자.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난 5일에 도쿄FM에서 DJ를 맡았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 [취재파일] 무라카미 라디오가 현실로…'1일 DJ'가 된 하루..
1. 기본적으로 기획이 정말 훌륭한 것 같다.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에 비하면 훨씬 나은 기획인 것 같다. 다만 문제는 한국에 소개되지 않은 책이 많다는 점인데... 한국의 역사학 연구자들도 이런 기획을 한 번 해보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잘만 하면 그런 책들 가볍게 눌러줄 수 있을 것 같은데... 1989년 가을,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함께 시작된 국제정치의 변동은 동유럽 여러 나라의 민주화와 소련 진영의 해체뿐 아니라, 국내정치의 대립 구조의 변화나 경제와 문화에서의 유동화도 초래하였다. 근대 사회는 성숙을 달성했는지 혹은 미성숙한 채인지 관계없이, 확연하게 새로운 국민을 맞이하였다. 그것이 어디로 향하는가는 반드시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세계사는 새로운 궤도에 올라서게 되었다. (중략)..
○ 와. 결국 줄글 완성 성공. 완성도를 떠나서, 일단 썼다는 것만으로 스스로가 대견하다. 고생했다. 잘했어. ○ 내 전공은 역사학이다. 비록 잘 하지는 못 하지만 공부하는 것은 여전히 즐겁기 때문에(물론 글 쓰는 것은 너무 고통스럽다)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운 좋게도 그 언저리에서 밥벌이까지 하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어찌 됐건 앞으로 한참동안 ‘역사학’을 가지고 지지고볶아야 할 팔자라고 하겠다. 뉴미디어의 관점에서 볼 때 역사학은 아마도 전통legacy에 좀 더 가까울 것 같다. 역사학이라고 하면, 갓 쓰고 수염 기른 할아버지가 퀴퀴한 냄새 풍기는 문서를 한 장씩 들춰가며 진작에 죽고 없어진 사람들에 대해 ‘엣헴-’하고 한 말씀 보태주시는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지는 않나. 물론 2018년..
1. 두껍지 않은 책인데, 의외의 사실을 많이 알았다. 이전까지는, 연행사절을 통해 제한적으로 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였다거나 유리창을 통해 다양한 서적을 들여왔다...는 정도만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본격적으로 서양의 문화를 수입한 것은 강화도조약 이후라고만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조선은 이미 그 전에 서양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영향도 꽤 크게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19세기 중반에 이미 사진의 존재를 알았고, 서양화의 기법이 한국의 미술에 끼친 영향도 상당한 수준이었던 것 같다. 2. 물론 강화도조약 전과 후를 단순비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양으로나 질로나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조선은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개방적인 국가였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