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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 '~의 역사' 류의, 딱딱하고 건조하지 않은 문장으로 우리 주변의 일상이 가지고 있는 시간축을 꿰뚫어 보게 해주는 책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결코 애초부터 당연한 것이 아니라 일련의 역사적 과정을 거친 후에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에 있다고 믿는 나로서는 이런 책은 늘 환영이다. 그것은, 작게는 내가 일상적으로 누리는 사소한 것들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일이고, 크게는 내 삶에도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책 한 권으로 내 삶이 그만큼 더 많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기본적으로는 괜찮은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2-1. 이 책에서 말하는 사무인간, 혹은 사무직 노동이란 대체로 1평짜리 ..
2018년 9월 25일 화요일 아침 달리기.평균 페이스 : 4분 56초운동 시간 : 1시간 44분 24초 추석 연휴에 집에 와서 하프(21.1km) 완주에 성공했다.너무 기쁜 마음에, 평소에는 안 하던 사진 배경도 넣어봤다. 고저차가 거의 없는 고수부지니까, 다음 달로 예정된 대회와 비슷한 조건이다.평균 페이스도 엄청나다. (나한테는 거의 기적이다.)이만하면 실제 대회에서도 완주가 가능할 거라는 희망 섞인 예상도 가능하다. 얼마 전에 17km 완주에 성공하고 하프는 금방 가능할 줄 알았는데, (1/4만 더 뛰면 되는 거니까)막상 뛰어보니까 그것은 완전히 다른 경지였다. 거리에 따른 몸상태를 기록해둔다. 0~5km : 몸이 덜 풀려서 그런가 자세도 뻣뻣하고 의외로 숨이 꽤 가쁘다. 당장 그만둬도 이상할 것..
1. 입과 손으로야 진보를 외치지만, 사실 나도 내 눈 앞의 가시적인 것들에 당당히 맞설 용기는 없다. 따라서 향후에 내가 결혼을 하더라도 장강명처럼 시댁을 파괴할 배짱을 발휘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별다를 것 없이 심드렁한 여행 후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런 배짱 좋은 이야기들을 깔아둔 덕에 범상하지 않게 읽히는 책이다. ‘민족의 명절’ 추석을 맞아 고향집에 내려와서 읽는 책 치고는 좀 그로테스크하다는 느낌도 있지만, 이런 책으로라도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만들어 두는 건 좋은 일인 것 같다. 그래야, 이 책처럼 똑같이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부끄러운 줄은 알 것이고, 할 수 있는만큼만이라도 할 수 있을테니까. 반면 HJ는 명절에 우리 부모님 댁에 가지 않았다. ..
페이스북에서 열심히 눈팅 중인 한기호 선생의 담벼락에서 보고 냉큼 구입. 정기간행물은 사보지 않는데, 기획이 지금 나에게 너무 필요한 것이라 앞뒤 안 보고 바로 주문한 것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어서 심지어 전자책으로 미리 보고 실물은 따로 주문... 찢어지는 가난뱅이 주제에 이 무슨 돈지랄인가) 조금 전에 받았다. ‘예능인문학은 인문학이 아니다’라는 기획 그대로의 내용을 한참 고민 중이기도 하고, 평소부터 흠모하던 한기호, 강양구, 김겨울 같은 분들의 글이기도 하니 더 관심이 가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제목은 기획회의 471호라고 했지만, 사실 내가 관심있는 부분은 기획 파트 정도네... ㅡㅡ;;)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대체로 공감한다. 코딱지만큼이라도 주워들은 바가 있어서 그나마 조금이라도 말..
0. 책의 안에 대한 이야기를 앞에서 했는데, 사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더 있다. 1. 『역사의 역사』가 비판받아 마땅한 점은 내가 열거한 것 외에도 얼마든지 더 많을 것이다. 나 같이 멍청한 연구자가 그저 일독을 했을 뿐인데도 저 정도로 걸려 나오니, 사학사 방면으로 빠삭한 분이 보시면 또 얼마나 더 나오겠는가. 글타. 『역사의 역사』 하나 비판하는 거, 쉽다. 2. 문제는 그 다음이다. 뭐가 틀렸는지 명확하니까 안티테제는 단단하게 세울 수 있는데, 그 다음이 뭐냐는 거다. 『역사의 역사』의 대체물로서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얼마 전에 읽은 『새로운 역사학의 명저를 찾아서』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일본 독자를 위해서 쓰인 것이기 때문에 한국 독자에게는 아무래도 부족한 점이 많다. 물론 ..
0-1. 유시민이 『역사의 역사』라는 책을 냈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생각은 복잡하다. 책의 내용에 대해서야 불만이 가득하고, 그에 대해서 물고 늘어지자면 얼마든지 물고 늘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역사의 역사』가 이상하게 보이는게 어디 나한테만 그렇겠나. 당장 『기획회의』 471호에 실린 「유시민이 예능에 몰두해야 하는 이유」라는 글에서 강양구는 『역사의 역사』가 여전히 80년대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 최근의 연구성과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거하게 비판했다. 그 글의 내용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한다. 0-2. 하지만 그것만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다. 그래서 나는 책의 안과 밖을 나누어서 생각을 정리하려고 한다. '책의 안'이라 함은 책의 내용에 대한 내 나름의 비판일 것이고..
2018년 9월 8일 일요일 아침 달리기.평균 페이스 : 5분 8초운동 시간 : 1시간 28분 59초 달리기는 온몸을 다 쓰는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달릴 때마다 본의 아니게 내 몸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이 정도 이야기야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만, 넉 달 가까이 실외 달리기를 하고 나니 저 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알게 되는 것도 같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몸에 무리는 주는 것은 거리도 시간도 아니고, 속도인 것 같다. 평소보다 좀 더 길고 멀리 뛴다고 해서 당장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닌데, 속도를 높이면 곧바로 몸에서 반응이 온다. 주중에 트레드밀에서 달릴 때 빡세게 달리겠답시고 마지막 1~2분 정도 14~15km/h 정도로 속도를 확 끌어올릴 때가 가끔 있는데 두세 번만 이런 식으로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