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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0. 한 2년 전부터 (그 전까지는 평생 나와는 별 관련 없을 줄 알았던) 영화 쪽과 접점이 많아지는 중이다. 영화를 보는 횟수도 부쩍 는 것은 물론이고, 생애 첫 등재후보지 투고 논문도 영화사 논문이 되었으니까. (물론 내 이름을 올린 게 민망할 정도로 공저자의 역할이 더 큰 논문이었다.) 뭐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그 때부터 영화 관련된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 이동진에 대한 관심도 그런 맥락 속에 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1-1. 인터뷰라는 작업은 얼핏 보면 무척 쉬워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어떤 분야보다 지난하고 어려운 작업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구술사'가 비슷한 분야라고 하겠는데, 재작년에 제대로 된 구술사 프로젝트 한 건 진행하면서 아 이게 정말 장난이..
1. 석사 끝나고 나서 (박사과정까지 포함해서) 몇 해 동안 내 취향에는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논문 심사를 마치는 날 첫 애플 제품(아이폰4)을 샀고, 그 즈음에 핸드드립커피를 맛 보았으며, 작년부터는 영화와의 접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2. 아이폰은 뭐 그냥 그렇다 치고... 달달한 믹스 커피나 먹을 줄 알았던 내가 커피의 신맛을 발견한 것은 신대륙 발견!...까지는 아니지만 할튼 좀 놀라운 발견 중 하나였다. 남들에 비해 탁월하게 둔한 미각의 소유자라서 그런지 이런 식의 맛 발견은 늘 놀랍다. (사진의 날짜를 확인해보니 그 날은 2010년 11월 23일이었다.) 3-1. 영화에 별 관심이 없는 내가 친구의 조언 한 마디에 어떤 영화평론가의 팬을 자처하게 된 것도 확실히 의외였다. 좀 더 정확히는 ..
0. 2009년 벽두에 용산 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5명의 농성자와 1명의 경찰특공대가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비현실적인 이주보상비에 이주 불가 입장을 고수한 일부 주민들은 한 건물 위에 망루를 짓고 농성을 개시했다. 불과 25시간만에 경찰특공대가 투입되었다. 이 과정에서 망루에 화재가 발생했고 농성 중이던 농성자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했다. 1-1. '두개의 문'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방식은 역사학자의 그것을 닮아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인터뷰와 (경찰 채증 영상을 포함한) 현장 영상, 재판 과정에서의 경찰 측 진술 등을 종합하여 당시의 상황에 관한 최대한 많은 사실의 조각들을 늘어놓는다. 1-2. 이 과정에서 나레이션은 전혀 삽입되지 않고 자막 역시 일..
1-1. 영화 그 자체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자면... 확실히 수작이라고까지 말하기는 어렵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이라거나 관객의 감성을 끌어내는 방식은 다소 진부한 편이다. 갑자기 10년전 이야기로 돌아가는 장면은 확실히 좀 에러가 아니었나...싶다. 게다가 중간의 폭격장면은 되려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수준... 설희(정려원)의 당돌한 성격도 '황태자의 첫사랑' 뭐 이런 느낌... 1-2. 출연진만으로는 어디 가서 빠지지 않는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된건 아닌가 모르겠다. 유해진, 변희봉, 김상호, 신정근 같은 이름은 어디에서 하나만 있어도 ㅎㄷㄷ할텐데 그 이름들이 한 영화에 다 몰려나오니 이런 일이 또 어디있을까. 강력하고 쟁쟁한 조연진이 오히려 김주혁과 정려원을 압도해보린 느낌. (그런 면에서 정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