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태티서 프로젝트 (7)
Dog君 Blues...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 올 해 6월 경이었던 것 같다. 지상현씨가 전화를 걸어 나를 만나자고 했던 것 같다. 어떤 맥락에서인지는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아무튼간에 만나자고 해서, 당시 나의 귀가길 경유코스이자 상현씨의 직장이 있는 곳인 강남역 인근에서 둘이 만났다. 의례적인 살아가는 이야기 좀 나누다가 이야기가 점점 뻗어가더니 공부 같이 해보자, 논문 읽자, 책 읽자, 수다 떨자, 글로 정리하자, 전공 다른 두 사람이 같은 책으로 서평을 써보자 까지 이야기가 흘러왔다. 그렇게 '통통통의 태티서' 프로젝트는 위대한 항해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 보다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아래의 두 링크에 소상히 밝혀두었다. 링크 - 시작의 변 링크 - 나도 변 어쨌거나 이 모임을 가능케 해준 모체가 '통통통'이었..
통통통의 태티서 프로젝트가 시작된지 벌써 6개월이 넘었다. 그리고 첫 해가 저물어 간다. 2012년을 마무리하면서 내맘대로 2012년 통티서 어워드 함 해보기로 한다. 이번에는 일단 그 첫번째 시간. 아마도 이건 상현씨도 하게 될 것 같긴 하다만은... 어쨌거나 올 해 읽었던 책 중에서 제일 느낀 바가 많았던 책 다섯 개 꼽아본다. 그 중 대충 내 나름대로 안배를 해서 통티서에서 읽은 것 3권, 그냥 혼자 읽은 것 2권을 꼽기로 한다. 순위를 매기는 건 도리가 아닌 것 같고, 그냥 순서 없이 늘어놓고 20자평만 간단히 덧붙일까 한다. -------------------------------------------------- 독과 도 (윤미화, 북노마드, 2012.) (링크)서평 바로가기 20자평: 왜 책..
1-1. 인간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볼 때, 중국이라는 나라는 특출나기로는 단연 독보적인 위치가 아닐까 싶다. 세계사에서 뭔가 대단한 발견이나 흐름 같은 게 생겼다 하면 꼭 그 어딘가에 중국이 연루되지 않은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르네상스로 유럽의 인문정신이 꽃필 수 있었던 것은 고전에 관한 관심의 증폭이 있었기 때문이고, 그러한 관심이 일어나는 데는 인쇄술이 발달하여 출판물의 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한 것이 원인인데, 그 인쇄술이라는 게 알고 보니 중국에서 들어온 거더라... 자급자족이 가능한 수준의 일정한 봉토를 떼어주는 중세 봉건제가 등장한 것은 기사 계급의 무장력을 보장하기 위해서였고, 그런 기사 계급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기사의 전투력이 일정한 시점에 비약적으로 상승했기 ..
0. 학부 2학년 2학기 아니면 3학년 1학기였을 것이다. 중국근대사 수업시간에 영화를 한 편 보았는데, 위화의 소설을 원적으로 한 영화, '인생(원제는 活着)'을 보고, 살짝 방황을 겪고 있었던 나는 가히 떡실신의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1-1. 흔히들 역사라고 하면 스케일이 엄청 큰 이야기들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전쟁이라도 한번 나면 수십만명이 몰살당하는 것도 순식간이고, 국가 단위로 경제 얘기를 할 때는 평생 다 셀 수도 없는 몇십몇억 같은 숫자들도 심드렁하게 이야기하며 쿨한 척 할 수 있다. 1-2.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역사라는 것도 무수히 잘게 쪼개다보면 결국엔 그냥 보통의 사람사람들이 만들어온 작은 이야기들이 된다. 뭐 역사책에서야 수백년의 세월이나 수백간짜리 고대광실도 한 두어줄이면..
1-1. 솔직히 말하자면 대학원생에게 독서란 일종의 '업무'와 비슷하다. 수업 준비를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할 뿐더러 논문 쓰려고 보는 연구서와 논문들에, 취미 삼아 읽는 책을 더하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 좀 알아보려고 읽는 주간지나 월간지까지 더하면 순수히 활자의 양만 가지고 볼 때 많을 때는 1주일에 서너권 분량은 족히 읽는 것 같다. 대한민국 연간 평균 독서량이 직장인 기준으로 15권 조금 넘는다는데 이 정도면 가히 '활자중독' 수준은 아닐랑가. 1-2. 근데 저 많은 책을 다 읽으려면 사실 좀 마이 피곤타. 책상 앞에 앉으면 어김없이 책을 꺼내들어야 하고 전철에 타서도 책을 꺼내야 되고 버스에서도 책을 꺼내야 되고 자기 전에도 책을 꺼내야 되고... 아 이게 뭐야. 우엥 ㅠㅠ. 가끔 어떤 때는 책 사..
0-1. 김일성이 죽었을 때도 그랬고 김정일이 죽었을 때도 그랬다. 대충 이런 그림 자주 나왔다. 자연스럽게 "아 정말 저노무 에미나이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니깐. 그렇게 배곯고 사는 사람들이 무슨 ㅅㅂ 옴 진리교 교주 모시듯 수령님 장군님 모시는거."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그림들. 0-2.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그러니까 북조선이라는 나라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미친 나라야."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냥 거기서 끝이라는거지. 두동강난 우리 민족 어쩌고저쩌고 통일의 일주체 어쩌고저쩌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평화적 회담이 어쩌고저쩌고도 다 필요없다. 아니 미친 놈이랑 무슨 얘길 더 하겠냐고. 0-3. 그런데 김일성과 김정일의 죽음에 오열하는 이들을 '비합리'나 '정신병', '독재', '세뇌'라는 단어로 설..
무슨 일이건 작심삼일만 넘기면 본궤도에 올랐다고 봐도 무방할텐데, 이 프로젝트도 벌써 세번째 만남이니 어느 정도 궤도에는 오른거 아닌가 싶다. 조금씩 버겁기는 하지만 책 읽는 속도도 대충 맞추겠고 책 선정도 전반적으로 마음에 든다. 사실 나란 놈이 시야가 무척 좁아서 딱 내가 보는 책 말고는 다른 책이 뭐가 있는지 정말 어두운데, 그런 면에서 보면 프레시안 북스를 즐겨찾기 해놓은 지상현씨한테 내가 빚을 진 셈이다. 뭐 어쨌거나... 이번 주는 체력이 좀 많이 딸린 한 주였다. 찐만두라도 만들고 싶은건지 공기는 습한데 태양은 죽어라고 내리쬔다. 이런 날씨에 연 이틀이나 답사한답시고 낮 내내 걸어다니느라 체력도 까먹고 시간도 까먹었다. 그렇게 목요일을 맞았는데 아 정말 누가 내 몸에 큰 빨대 꽂아서 체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