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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운동을 할 때는 이런저런 준비나 이론 같은 것보다 일단 뭐라도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운동신경이라고는 0(아니, 마이너스?)인 내가 달리기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달리기는 운동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할 수 있는 운동이니까. 그래서 일부러 이론을 공부하거나 동호회를 찾아보지 않았다. 나는 내가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은 준비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나 자신이 아닌 바깥에서 찾는 것이 도리어 더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나 스스로가 아닌 다른 것 때문에 운동을 하게 된다면, 그 '다른 것' 때문에 운동을 안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의 결심과는 상관 없이 말이다. 나에게는 운동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훨씬..
처음 들었을 때는 좀 시큰둥했다.그냥 가을방학 같은 노래구나 했다. 찬바람에 곱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집에 들어오는 길에 이 노래가 나왔다. 지나간 것들이 자꾸 생각나고,두고온 것들이 새삼 아쉬운밤. 그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도 놓지 않아...야 했는데, 먼저 포기한 것은 나였었고.먼저 손놓은 것도 나였구나.
1-1. 거의 무조건 산다 하는 특정한 주제나 형식의 책이 있다. 역사학 연구자자가 쓴 에세이나 칼럼집이 그 중 하나다. (무조건 다 사면 통장잔고가 배겨나겠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걱정마라. 그런 책 별로 없다.) 그 중에서도 SNS에 쓴 글이거나 나와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연구자의 글을 특히 좋아한다. 1-2. 이런 책에 꽂힌 것은 재작년 정도였던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나의 화두인, ‘역사학자(혹은 역사학을 연구하는 사람)의 사유’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나처럼 말만 번드르르하고 게을러터진 녀석 말고, 진중하게 문서에 천착하는 성실한 연구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어떤 경지가 있을 것이고, 그 경지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더 많이 더 깊이 보이는 것이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에..
1. 저자의 전작인 『반전의 시대』와 『유라시아 견문 1』을 모두 읽은 나로서는, ‘서구’와 ‘근대’에 의해 각하되었던 지적 전통으로부터 새로운 길을 찾자는 저자의 문제의식이 아주 새롭지는 않다. 작금의 ‘근대’가 (어떤 식으로든) 위기에 처했다는 저자의 진단과, 비서구의 지적 전통을 너무 쉽게 폐기해버렸다는 저자의 인식과, 진보와 보수의 구도로는 작금의 정치상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저자의 주장에, 대체로 공감한다. 이 책의 주장을 단지 '낭만적 복고주의’로 몰아세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주장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다가올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 모색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구식’ 혹은 ‘근대식’ 정치체제를 폭발적인 경제성장과 풍부한 지하자원에 의존했을 때나 가..
방사능이라는 새로운 현상은 특정한 물질들이 에너지를 계속해서 내뿜는다는 점에서 기존에 알려져 있던 물리 법칙을 완전히 깨뜨리는 것이었고, 이는 원자 속에 숨어 있는 무진장한 에너지의 원천에 대한 대중적인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편에서는 원자 내부에 저장된 무진장한 에너지를 끌어내 쓸 수 있다면 “에덴동산”, “황금기”, “순백의 도시(white city)”가 도래할 거라고 예언했다. (…)(…) 가령 미국에서는 라듐을 함유한 일종의 강장제인 ‘라디토르(Radithor)’가 시판되어 고가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었다. (…) (32~33쪽.) 이 시기에 핵 유토피아주의가 득세한 이유에는 서로 다른 집단들의 동상이몽이 자리 잡고 있었다. 먼저 미국 정부는 핵에 관한 모든 것이 폭탄과 연관되어 대중의 반..
잉여력 터지는 역사학도의, 정말 쓸데없는 팩트체크 시간. 자, 이제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의 출처로 신채호가 지목된 것은 대체 언제란 말입니까. 사실 답은 간단합니다. 날짜는 물론이고 시간까지 찍을 수 있습니다. 1편 제일 처음에 걸어둔 스크린샷이 정답입니다. 2013년 5월 11일 무한도전이죠. (아래는 5월 18일 방영분.) 적어도 제가 찾은 자료 중에서는, 이 방송 이전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와 신채호를 연결지은 글은 없습니다. (어떤 개인블로그에서 딱 하나 발견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대중적 영향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무한도전을 지목해도 크게 무리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만약 무한도전이 신채호를 지목한 근거가 이 블로그 글이라면, 무한도전은..
1. 제목에는 2019년을 콕 집었지만 꼭 2019년만을 위한 전망이라기보다는 향후 몇 년에 대한 전망에 가깝다. 평소에는 절대로 때와 시기에 맞춘 독서 같은 거 안 한다만 (그래서 주간지나 월간지를 거의 안 읽는다.) 어쩐 일인지 이 책을 사서 보게 됐다. (정확한 이유는 기억이 안 난다.) 이런 기회라도 일부러 만들어야 역사학 외의 다른 분야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그나마 생기는 것도 같다. (…)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맞물리면서 과거에는 수일에서 수개월이 걸렸을 허위 정보의 유포가 반나절 만에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이를 검증해 반박하는 팩트체크 정보도 그만큼 빨리 유포될 수 있다. (…) 2019년에 ‘가짜뉴스’는 어떻게 될 것인가?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허위조작 정보를 규제하려는 정부의 방침이 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