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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식사를 마치자 남자는 소년을 데리고 다리 밑의 자갈이 깔린 곳으로 갔다. 남자는 물가의 얇은 얼음을 막대기로 밀었다. 남자는 무릎을 꿇고 앉아 소년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씻겨주었다. 물이 너무 차서 소년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자갈을 따라 내려가 깨끗한 물을 찾았다. 남자는 다시 최선을 다해 소년의 머리를 감겨주었으나 소년이 차가워서 신음을 토하자 결국 그만두고 말았다. 남자는 불빛을 받으며 무릎을 꿇고 담요로 소년의 머리를 말려주었다. 교각의 그림자가 개울 건너 말뚝 같은 나무줄기들 위에서 부서졌다. 이애는 내 아이야. 남자가 말했다. 나는 내 아이의 머리카락에서 죽은 사람의 뇌를 씻어내는 거야. 이건 내가 할 일이야. 이윽고 남자는 소년을 담요로 싸서 안고 불가로 데려갔다. (86쪽.) 도랑에서 부..
1-1. 나 스스로를 경계하는 편이다. 나는 내가 가진 습관과 기호가, 사회적 통념에 다소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하고 교감하는 능력도 많이 부족하다. 1-2. 숫자에 대한 가벼운 강박이 있다. 라디오 볼륨을 19나 23으로 하는 경우는 잘 없다. 트레드밀 위에서 2.47km만 뛰고 내려오는 일도 잘 없다. 27은 만화에 나오는 전투기의 뾰족한 수직미익垂直尾翼처럼 느껴진다. 49는 귀퉁이가 한 칸 빠진 8~12칸짜리 큐브 같아서 찝찝하고, 반대로 51은 작은 꼬다리 같은 것이 튀어나온 매끈한 직육면체 같다. 깎아내건 채워넣건 뭐라도 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1-3. 물건에 대한 강박도 있다. 책은 무조건 키 순서로 꽂아야 하고, 가능하면 출판사 별로 모아두기도 한다. 연필은 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