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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 시리즈의 전작인 부산편이 민속학자의 통찰로 꿰뚫어 본 도시 이야기였다면, 다음작인 마산진해창원편은 토박이의 경험으로 깊이 본 도시 이야기라고 하겠다. 꼭 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고, 각자의 맛이 있다. 이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신뢰해도 된다. 이 시리즈의 다음 책을 기대하게 된다. 그 시절 마산에선 대입보다 고입이 더 어렵다는 말들을 했다. 그럴 만도 했다. 200점 만점 시험에 커트라인이 항상 170점 안팎인 곳이 마산이었다. 반에서 10등 성적도 고입 합격을 장담 못했다. 이른 등교와 야간학습에 지친 학생들이 수업에 열의를 보이지 않으면 선생님들은 종종 엄포를 놓았다. “대학 재수야 다 하는 거니까 부끄럽지 않지만 고등학교도 못 가서 재수하면 부끄러워 어찌 살끼고.” (…) 물론 인구에..
1.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시리즈의 첫번째(...로 알고 있다.). 하나의 도시를 좀 더 깊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이런 기획은 언제나 반갑다. 지역에 대해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특히 더 그렇다. 2. 그리고 결코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글 곳곳에 깃들어 있는 민속학자만의 따뜻한 시선. 개체에 대한 관심을 자칫 놓치기 쉬운 역사학으로서는 부럽기도 하고 막 그렇다. 부산 서구 아미동은 ‘비석마을’로 알려져 있다. (…) 예전에 아미동은 일본인들의 공동묘지였다. (…) (…) 당시만 해도 마을은 까치고갯길 아래쪽까지 조성되고 일본인 묘지가 있는 산비탈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하지만 1950년대에 많은 피란민이 부산으로 몰려와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본인 묘역까지도 집터로 개간되었다. (…) 그래도 아미동 ..
1. 혁명은 왜 필요할까. 세상이 바뀐 후의 세상은 어때야 할까. 이 모든 질문에 ‘사람’이 생략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2. 황정은이 새 글을 내놓을 때마다 찾아서 읽는다. 특별히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나거나 한 것도 아니고, 문장을 평하거나 문학을 논할 능력이 없는데도 그렇다. 일견 염세적으로 보이지만, 그의 소설은 언제나 ‘사람'을 생각하게 한다. 1996년에 서수경이 연세대에서 열린 범민족대회와 통일대축전에 학생회장단으로 참석한 이유는 그해 3월에 노수석이 죽었기 때문이었다. 노수석이 전투경찰에 쫓기다가 사망한 장소는 서울 을지로 일대였고 그 부근은 서수경이 중학생이었을 때부터 영화를 보거나 햄버거를 먹으러 놀러 가곤 했던 장소였다. 서수경은 자신이 안다고 생각했던 거리에서 누군가가 전투경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