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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事나부랭이

2012년 5월 10~26일의 근황

Dog君 2012. 5. 26. 20:26

0. 대체 얼마만에 쓰는 일기인가. 아, 감회가 새롭다. 씨바.


1-1. 5월 중순은 거의 내내 멘탈붕괴였던 것 같다. 컴터 앞에 앉았는데 아무 생각도 안 떠오르고 책을 봐도 재미가 없고 가만 있으면 울적하고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기력과 의욕이 좀 없나보다 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한 5일 정도 보내고 나니 5일 동안 책 한줄 글 한자 변변히 읽고 쓴게 없다는 사실을 알고 비로소 깨달았다. 아, 이런게 멘탈 붕괴구나.


1-2. 대충 이런 내용을 싸이 다이어리에 올렸더니 댓글들이 달렸는데 그 중에서 산책이 짱이라는 글을 보고 아. 싶었다. 예전에 대학원 다닐 때 숙제도 안 되고 머리도 복잡하고 그럴 때 30분 정도 산보를 했었던 기억이 났다. 맞아. 걸으면서 릴랙스.


1-3. 릴랙스를 위한 천천히 걷기의 핵심은 한걸음한걸음에 최대한 체중을 많이 싣는다는데 있다. 사람 상반신의 주된 모양새는 척추 위에 뇌가 살짝 얹혀있는 건데 이걸 최대한 활용해야 된다. 최대한 체중을 실어서 걸음을 대딛으면 척추가 뇌 뒤쪽을 쿡쿡 찌르는 뭐 그런 느낌이 온다. 그런 식으로 뇌를 맛사지하는거다.


1-4. 걸었다. 학교 갈 때도 일부러 더 천천히 걸어보고 돌아서 가보고 밤에 공부하다가도 옥상 한바퀴 돌고 인문대 앞 광장도 배회해보고. 때마침 일 때문에 1박 2일 동안 걸을 일도 있어서 다행이었다. 부지런히 뇌를 주물렀다. 쿡쿡쿡.


2003년 여름에 걸어서 넘은 후 (물론 그 때는 길을 잘 몰라서 차도로 지났지만) 9년만에 다시 넘은 갈재.


2-1. 멘탈을 수습하느라 꼬박 열흘 정도를 썼다. 어느 정도 멘탈이 돌아오자 이제 남은 것은 어마어마하게 쌓인 일들이었다. 일요일에 독일로 여행을 가기로 했으니 그 전에 다 끝내놔야 할 일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하나하나가 다 만만찮은 일인데 그게 대여섯개가 쌓여있었으니 원.


2-2. 씨바, 그 때부터는 미친듯한 강행군이다. 학교에서 매일 서너시간 쪽잠 겨우 자면서 일에 매달렸다. 예전에 석사논문 쓸 때도 그 정도는 아니었던거 같은데... 역시 돈의 맛이 무섭긴 무섭다.


2-3. 근데 나도 정말 나이를 먹었다 싶은게 그렇게 강행군하기 시작하고 한 이틀째부터 당장 몸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눈은 충혈되고 머리도 안 돌아간다. 예전에는 두세시간 정도 눈을 붙여두거나 찬물로 샤워하면 견딜만 했는데 이번에는 그것도 안 되더라. 그래서 결국.


얼핏보면 '졸음 껌'처럼 보이는 '졸음 깨는 껌'. 헷갈리면 마이 곤란해.


잠자는 백설공주도 눈뜨게 만든다는 그 마법의 음료 핫식스. 급한 마음에 너무 많이 먹으면 일이 끝난 다음에도 잠을 못 잔다는 부작용이 있다.

2-4. 며칠 더 밤을 새야 했다면 레드불이나 붕붕드링크에까지 손을 댔을지 모른다.


3. 오늘은 대학원 면접을 봤다. 본교 출신이다보니 뭐라 할 말이 많지는 않다. 아니, 있어도 말 안 하는게 더 나은건가.


4. 그러고나니 오후엔 시간이 비었다. 장도 좀 보고 집도 치우고 짐을 쌌다. 내이 아침에는 독일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야하니까. 난생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이니 이거 좀 두근두근거리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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