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통통통 (11)
Dog君 Blues...
0.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세미나를 두번씩이나 빼먹었던 참인데 이번에는 아니나다를까 발제까지 떠맡게 되어 참여치 않을 수가 없었던 세미나라 하겠다. 1. 이번 주제는 '전환기의 역사정책'이었던가... 뭐 그랬는데 '전환기'라는 말은 개콘 유행어쯤 되는 것처럼 여기저기서 많이 듣고는 있는데, 예전에 '아햏햏'이란 말을 들었을 때처럼 암만 들어도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거기에 '역사'와 '정책'을 섞어서 '역사정책'이란 괴이쩍은 단어까지 만들어 붙여놔서 기획의도가 뭔지도 잘 모르겠다. 세상이 엿같아지니까 역비의 기획특집도 점점 괴작이 되어가는 것 같다. 다음 통권 100호 특집이 기대된다. 2-1. 원래는 이번 모임에서 통통통 기획자를 바꿀 계획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현재 기획자인 준석씨로 2개월..
1. 늘 말하지만 요즘 내게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공백이다, 공백. 일한 내용을 쓸 수도 있겠으나 그것도 나름 나랏돈 받아서 하는 사업인지라 내 멋대로 내용 스포일러했다가 문제되면 나만 뭐되는거라서 그러지도 못하겠다. 2-1. 금요일에는 광주에서 올라온 정인우씨를, 유상수형과 김아람씨와 함께 만났다. 그러고보니 요즘 통통통 사람들과 술자리가 잦다. 인우씨랑 6시 30분에 만나고 7시 즈음에 학교에서 오는 상수형을 좀 늦게 만나기로 되어있었는데 정작 6시 30분에 만난건 상수형이었고 인우씨는 30분 넘게 늦었다. 약속시간 늦는걸 정말 싫어하는 상수형은 약간 흥분한 듯 했지만 그래도 뒤끝없는 사람이라 불같이 화를 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람씨는 소개팅을 마치고 10시 넘어서 왕십리에 등장했다. 2..
0. 통통통 사람들과 인연을 맺은게 한 4년쯤 전으로 거슬러올라가는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아직 통통통을 주제로 한번도 글을 써본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사람들에 내게 주는 상당한 수준의 영감을 생각하자면 이런건 좀 반성해야지 싶다. 1-1. 내가 보기에 모든 근본적인 문제는 '기획특집'이라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제목들을 보는 순간 감이 딱 하고 온다. 김지형 - 1956년 대선과 민주당-진보당 야당연합홍석률 - 1971년 선거와 민주화운동 세력의 대응정상호 - 1987년 대선과 후보 단일화 논쟁의 비판적 재평가 1-2. 일단 쌰랍하고 야권연대하라는하자는 것이다. 차이고 나발이고 일단 제일 나쁜 놈만 없애면 되는거니까 일단 덮어놓고 합치라는 것이다. 2. 아니 뭐 합치라는게 나쁜게 아니라... 그건 나중..
1-1. 약국에서 받아온 종합감기약에 원근이가 갖다준 감기약을 주말 내내 먹었다. 일요일 저녁까지 먹고나서 푹 자고 나면 낫겠지 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게 웬걸 아침에 눈을 뜨니 다시 약먹기 전으로 돌아가 있었다. 아 이거 감기약도 금단증상이 있는건가 생각했는데 그만 뻗대고 병원 가야겠다 싶어서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1-2. 길쭉한 막대기를 목구멍으로 푹푹 밀어넣고 내시경으로 들여다보더니 후두염이란다. 아니 나는 담배도 안 피고 최근에 노래방 가서 소리 빽빽 지른 것도 아닌데 거기가 왜 문제일까. 병원에서 주사를 맞으면서, 약국 가서 약을 지어오면서도 한참 생각을 해봤다. 대학원 연구실은 건조한데다가 책먼지까지 가득한게 원인이겠지. 담배는 한번도 안 피워본 내게도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하다 ..
1. 블로그를 2주 가까이 버려두었다. 약간 바빴기도 했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서 그랬다. 그리고 무엇보다 멘탈이 요새 좀 안 좋다. 2-1. 멘탈이 안 좋아진 것은 통통통 세미나 부터였다. 3.11 관련해서 발제를 했는데 자리에 앉아 발제문을 읽는 순간부터 뭔가 헛발질을 단단히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되지도 않는 헛발질로 축구공을 안드로메다로 쏴버린 기분이랄까. 2-2. 토론과정에서 이런 기분이 좀 더 심해졌다. 나를 제외한 여섯명의 사람들이 열심히 토론을 하고 있는데 암만 머리를 굴리고 혀를 놀리려해도 머리가 굴러가질 않고 입이 열리질 않더라. 대저 토론이라면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내 생각도 흘러가고 그런 와중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인데 그 날은 당최 그게 되질 않았다. 내 생각이..
1-1. 일상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뭐 대단한 일이란게 없는 나날들이다. 서평을 하나 써볼까 해도 지금 읽고 있는 것이 무려 10권짜리 ㅎㄷㄷ 태백산맥이니 언제 다 읽을지 기약도 못 하는 것이고, 그렇다고 수업 때문에 타율적으로 읽고 있는 텍스트를 놓고 서평이랍시고 끄적이는 것도 양심없는 짓이다. 십자수 진행상황 업로드하는 따위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올초에 맹세했으니 그것도 안 될 일이고... 1-2. 오늘 아침엔 몇시에 일어났는지 끼니로는 뭘 먹었는지 쓰는 것도 좀 웃긴게 일어나는 시각이야 별일없으면 일정하게 고정되어 있고 밥 먹는 것도 거의 몇주째 냉장고에는 같은 밑반찬 뿐이고 학교에서 먹어봐야 김밥천국에서 시켜먹는 것 정도라서 이거 뭐 공개적으로 쓰기엔 쫌 쪽팔린다. 2-1. 다음 통통통 세미나 발제..
1. 며칠씩이나 밀린 것을 몰아서 쓰려니 이것도 고역이구만. 기억도 잘 안 나고. 2. 일본어학원은 결국 이 주 내내 쨌고 기타레슨은 연장을 포기했다. 전자는 내 게으름과 몇가지 일정 때문(으로 핑계를 만들어보자)이고 후자는 돈이 없어서... ㅠㅠ 돈 좀 쥐었던게 불과 몇 주 전인데 벌써... 역시 나 한정치산자 맞는거 같다. 3-1.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받은게 몇 년 전이었더라... 석사 1기 때였나 그 즈음에 어느 노교수님께 받은 것인데 전체 10권 중에 이빨 빠진 것처럼 6권이랑 8권이 빠져있는 것을 이제서야 읽어보겠답시고 손에 들었다. 89년에 나온 책이라 종이도 누렇게 변하고 맞춤법도 20년전의 그것대로. 3-2. 똑같이 사람에 대해 글을 쓰는 인문(人文)학이라고는 하지..
1. 하루이틀 미루다보니 벌써 열흘째 일상을 정리하지 않았다. 놀랍고 자시고를 떠나서 이건 반성할 일이다. 아니 벌써부터 흐트러지면 어떡해. 2-1. 지난 열흘간 조희연의 '동원된 근대화'를 읽었다. 조희연이 이 책을 쓰면서 논쟁을 벌인 당사자인 임지현 선생님을 직접 모셨던 입장이다보니 적절히 감정이입도 되고 내 전공인 시대이기도 하고 해서 참 잘 읽혔다. 2-2. 정확한 내 느낌이야 서평 형식으로 정리해서 따로 올려야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느낌이다. 대중독재론과 벌였던 몇번의 격렬한 논쟁을 통해 박정희 시기를 바라보는 진보적 시각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한 느낌이랄까. 책이 길다보니 내용상으로 좀 중언부언하는 느낌이 있는거 빼면 좋다. 출근하면서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출근해서 글 올려봐야겠다. 2-3...
1. 눈을 뜨니 6시 12분이다. 5시에 맞춰둔 알람을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 어쨌거나 6시 12분이다. 얼추 6시 30분쯤에는 집에서 나가는 편이니 이쯤 되면 늦은 셈이다. 피곤함을 느낄 새도 없이 얼른 샤워하고 옷 입고 가방 메고 집을 나섰다. 아 오늘은 좀 피곤하다...고 느낀 것은 수원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였다. 2-1. 8시 30분 조금 넘어서 사무실에 앉아 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산 빵을 꾸역꾸역 입에 밀어넣었다. 편의점에서 파는 빵이니 카스테라는 뭘 넣은건지 한도 없이 달고 크림빵은 뭘로 만든건지 기름내만 난다. 먹고 나니 배가 슬슬 아파온다. 밀가루음식에 약한 것을 모르지 않음에도 그나마도 먹지 않으면 배고파서 오전을 견디기 어려우니 (내 몸에 한끼 굶는다는건 정말 고문..
1. 홍대 앞에 만복국수집이라고 있다. 자주 가던 집은 아니고 예전에 언젠가 눈이 미친듯이 오던 날 내 앞에 앉은 선배 커플의 염장질을 바라보며 막걸리를 홀짝이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국물이 참 괜찮은 곳인데 멸치냄새 풀풀 나는 것이 적어도 다른 곳에 비해 조미료 확실히 덜 쓴 것 같아 좋은 곳이다. 2. 세미나 마치고 우울한 남자 셋이 둘러앉아 막걸리를 들이켰다. 나이 서른에 석사를 마치고 유학을 준비했(하)고 그 모든 것들이 다 잘 안 풀리는 남자 셋이 앉아 막걸리를 들이켰다. 유부남 ㅈ은 연애남 ㅈ과 내게 뭔가 대단한 확신을 기대한 듯 했지만 미안하게도 우리 둘에게도 그런 것은 없었다. 안 풀리기는 우리도 마찬가지잖아요. 3. 폼나게 유학갔다가 때깔나는 미국박사 되어 돌아오고픈 욕망을 사뿐히 즈려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