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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曲나부랭이

大航海時大 II Special Edition

Dog君 2016. 4. 19. 00:30



DOS 시절에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메모리'에 대한 교양이 필수였다. config.sys나 autoexec.bat에 dos=high, umb device=c:\...\himem.sys 같은 줄들을 써넣고 옵션을 켰다껐다 파일을 몇 개를 넣었다줄였다, 게임 하나를 하려고 오만쑈를 다 했다. (어스토니시아스토리나 울티마7처럼 유독 메모리 관리에 애를 먹인 게임들이 꼭 하나씩 있었다.) 그 난리를 치고서 실행하는 게임이래봐야 16컬러에 도트는 우둘투둘하고 음악도 옹색한 미디 음원. (미디 음원이라는게 참 웃겨서, 사운드카드 설정에 따라 음색이 약간 달라진다;;;)


각설하고.


그렇게 했던 게임 중에서 딱 하나만 남기라면 나는 무조건 '대항해시대2' 꼽는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이걸로 세계지도 외웠다는 사람은 부지기수고 그냥 지구본에서 아무데나 찍어도 '여긴 아마존강 유역이네'하는 소리가 척척 나오는 사람도 동네마다 널렸다. 6명의 스토리가 서로 물고물리는 각본은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저리 가라 수준이고 시스템도 기가 막혔다. 이 엄청난 게임의 용량이, 요새 mp3 파일 1개에도 채 못 미치니 참말로 용하다.


게임 자체도 훌륭했지만, OST도 끝내줬다. 이 당시 KOEI에서 음악을 담당했던 것이 저 유명한 칸노 요코(菅野よう子)로 대항해시대는 1편과 2편을 담당했다. 게임 발매 당시에는 미디 음원이었기 때문에 원곡을 그대로 들려줄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KOEI에서는 자기네 게임 삽입곡만으로 별도로 CD를 만들어 팔았고, 그 중 하나가 이것. 항간에는 이 CD의 판매 수익이 그 때까지의 대항해시대 수익 전체보다 더 컸다고도 하는데, 그것까진 나는 잘 모르겠고.


현재 이 앨범은 절판됐기 때문에 중고가 아니면 구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나도 적잖은 돈을 주고 구매대행을 하니 어쩌니 하는 난리부르쓰 끝에 드디어 샀다. 이 게임을 처음 해본게 96년인가 그러니까, 20년 만에 OST를 산 셈이다. 아, 눈물난다.


덧.

이게 국내에는 정식으로 발매가 안 됐기 때문에 그동안 한국에서는 공식적으로는 대항해시대 원곡을 들을 방법이 없었...지는 않았고, 97년에 나온 대항해시대 외전에 오디오트랙으로 들어있었다. 비슷하게 삼국지1과 수호전1, 징기스칸1의 원곡은 'KOEI Classic'으로 묶어낸 재판본에 오디오트랙으로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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