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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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曲나부랭이

여백의 가수 김광석

Dog君 2009. 2. 27. 23:33

1. 2001년이었다. 내가 대학에 들어온 해였다. 80년 광주도 불과 20여년 전 일이었고, 정권 말기의 후달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DJ선생 덕분에 자고 일어나면 선배들이 하나씩 사라지던 해였다. 그리고 아직 살아있던 김광석을 추억하는 선배들이 많았던 때이기도 했다.

2-1. 친했던 누나가 경금대 학생회장이었던 덕에 과학생회실보다 경금대 학생회실에서 죽치고 있는 시간이 더 길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의 어느날에 (지금의 내 나이와 비슷한 또래였던 또 어떤) 선배가 무심코 틀어놓았던 노래 테이프가 갑자기 귀에 들어왔다.

2-2. 라이브 앨범인건 맞는데 노래 중간중간에 가수가 한참씩이나 뭐라뭐라 수다도 떨어대길래 무슨 라디오 프로그램 듣는 것도 같아서 퍽이나 신기했었다. 문화생활 같은 것과 그다지 가깝지 않았던 내가 김광석을 들은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다.

3. 10대를 지나 20대도 얼추 다 갔다. 어릴 적에는 나이 찬 선배들을 농담삼아 놀릴 때 부르던 '서른 즈음에'가 점차 나를 노래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처음 들었을 때의 그 청승맞음과 꼴값 비슷한 것을 지금 내가 몸소 실천하더라.


4. 이 노래도 라이브가 몇배로 나은데... 지난 한 해 아무도 없는 연극 동아리 방에서 문 꼭 닫아놓고 올라가지도 않는 목소리로 빽빽 고함치며 불렀던 노래 1위에 당당히 선정된 곡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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