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9/01/21 (3)
Dog君 Blues...
1-1. 거의 무조건 산다 하는 특정한 주제나 형식의 책이 있다. 역사학 연구자자가 쓴 에세이나 칼럼집이 그 중 하나다. (무조건 다 사면 통장잔고가 배겨나겠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걱정마라. 그런 책 별로 없다.) 그 중에서도 SNS에 쓴 글이거나 나와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연구자의 글을 특히 좋아한다. 1-2. 이런 책에 꽂힌 것은 재작년 정도였던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나의 화두인, ‘역사학자(혹은 역사학을 연구하는 사람)의 사유’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나처럼 말만 번드르르하고 게을러터진 녀석 말고, 진중하게 문서에 천착하는 성실한 연구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어떤 경지가 있을 것이고, 그 경지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더 많이 더 깊이 보이는 것이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에..
1. 저자의 전작인 『반전의 시대』와 『유라시아 견문 1』을 모두 읽은 나로서는, ‘서구’와 ‘근대’에 의해 각하되었던 지적 전통으로부터 새로운 길을 찾자는 저자의 문제의식이 아주 새롭지는 않다. 작금의 ‘근대’가 (어떤 식으로든) 위기에 처했다는 저자의 진단과, 비서구의 지적 전통을 너무 쉽게 폐기해버렸다는 저자의 인식과, 진보와 보수의 구도로는 작금의 정치상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저자의 주장에, 대체로 공감한다. 이 책의 주장을 단지 '낭만적 복고주의’로 몰아세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주장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니라 다가올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 모색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구식’ 혹은 ‘근대식’ 정치체제를 폭발적인 경제성장과 풍부한 지하자원에 의존했을 때나 가..
방사능이라는 새로운 현상은 특정한 물질들이 에너지를 계속해서 내뿜는다는 점에서 기존에 알려져 있던 물리 법칙을 완전히 깨뜨리는 것이었고, 이는 원자 속에 숨어 있는 무진장한 에너지의 원천에 대한 대중적인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편에서는 원자 내부에 저장된 무진장한 에너지를 끌어내 쓸 수 있다면 “에덴동산”, “황금기”, “순백의 도시(white city)”가 도래할 거라고 예언했다. (…)(…) 가령 미국에서는 라듐을 함유한 일종의 강장제인 ‘라디토르(Radithor)’가 시판되어 고가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끌었다. (…) (32~33쪽.) 이 시기에 핵 유토피아주의가 득세한 이유에는 서로 다른 집단들의 동상이몽이 자리 잡고 있었다. 먼저 미국 정부는 핵에 관한 모든 것이 폭탄과 연관되어 대중의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