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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事나부랭이

2009년 회고전 3. 올해의 영화

Dog君 2009. 12. 19. 17:26
1. 완전 제대로 좆ㅋ망ㅋ한 올 한해를 돌아보는 그 세번째 시간. 오늘은 '올해의 영화' 부문. 나온지 10년이 다 된 영화를 갑자기 올해 꺼내봤냐... 뭐 이런 얘기로 이야기를 시작해 온 것이 그간의 습관이었으나 오늘은 그런 쓸데없는 소리는 각설하고 바로 본론으로.


2-1. 나는 이 포스터 보면 좀 서글프다. 포스터의 '뽕삘'이나 다소 촌스런 색감 같은걸 이야기하는게 아니다. 포스터만 봐서는 류승범이 주인공 같지만 실제 주인공은 저멀리 뒤에서 기타 잡고 있는 이얼이다. 하긴 뭐 개봉 당시로서는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출연배우가 류승범 정도에 불과했으니 어쩔 수 없는 홍보전략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좀 거시기한 건 어쩔 수 없잖아.

2-2. 뭐 여담처럼 덧붙이자면 포스터 속의 모습은 영화 속의 모습과도 한참 다르다. 박원상의 헤어스타일, 황정민의 수염, 류승범의 붉은 머리 등등. 영화에는 저런거 하나도 안 나온다. 이것도 아마 촬영시기와 개봉시기의 간격이 컸던게 주요한 이유겠지.

3-1. 스토리야 누구나 다 아는 거니까 굳이 여기서 쓸 이유도 필요도 없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런 식의 이야기야 요즘은 좀 흔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 놈의 '하고 싶은 것 vs 해야 하는 것'하는 식의 진부한 구도 비슷하기도 하고.

3-2. 대충 눈치 깠을텐데 대학원이라는 것도 사실 비슷한 맥락이긴 하다. 그것도 대한민국 땅에서 사학과 대학원이라니. 완전 제대로 좆망트리.


4. 사나흘만에 한 열번은 족히 본 것 같다. 처음부터 계속. 끝까지.

5-1. 그러니까 사람들이 죶나게 오해하는게 이런 영화 보면서 우리가 좀 생각해봐야 되는 부분이 뭐냐면 말이다, 사람들은 자주 "돈 좀 적게 벌어도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게 좋은거지." 뭐 이런 말을 무슨 성경구절마냥 우러러 본다는 거다. 자기보고 그렇게 살라고 하면 절대로 그렇게 안 살거면서.

5-2.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산다는 거, 그거 행복할 거 같나. 적어도 내 보기에는 생각만큼 그렇게 행복한 건 아니다. (거짓말 딱 3%만 섞으면) 죶나게 힘들다.

6. 그러니까 우리 제발 이른바 '자기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뭐 대단한(혹은 이상한) 사람처럼 우러러 보지 말자.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산다는건 매일아침마다 "난 행복해" 뭐 이딴 자기최면 걸면서 심리적 딸딸이마스터베이션으로 살아가는 거 아니다. 종류가 좀 달라서 그렇지 그렇게 살아도 삶이 근심스럽고 삶의 무게가 무거운 건 마찬가지다. (좀 더 무거울 순 있겠다.)

7. 좀 흥분이 강했나... 뭐 여튼 무명시절의 오광록, 박해일, 황정민 같은 배우들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인 영화.



8.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엔딩이라면 단연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엔딩을 꼽겠다. 우여곡절 끝에 밴드를 다시 추스리고 새롭게 무대에 선 이들로부터 느리게 멀어지는 카메라는 해피엔딩도 아니고 배드엔딩도 아닌 것이 관객으로 하여금 말할 수 없는 찝찝함을 갖게 만든다. 뭐랄까... 나도 얘네들이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하면서 슬며시 발을 빼는 느낌이랄까. 그래, 아마 얘네들의 미래는 '해피'도 아니오 '배드'도 아닌 그냥 '불투명'이겠지.

9. 아유 그래 올해는 뭘로 정리해도 남는건 무한한 찝찝함 뿐이구나. 다음에는 '올해의 책'으로 돌아오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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