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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事나부랭이

2009년 회고전 4. 올해의 책

Dog君 2009. 12. 30. 13:59
1. 제대로 좆ㅋ망ㅋ한 올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 그 네번째. 오늘은 도서 부문. 책 읽는 걸 업으로 삼은 덕에 거의 순전히 타의에 의해 상당량의 독서를 하는게 내 인생이지만 그래도 나름 그 틈새를 비집고 내가 읽고 싶은 책 종종 챙겨읽었다. 고심 끝에 그 중에서 두 권 골라찍어봤다.

2.

예수전 (김규항, 돌베개, 2009.)

 신앙심이나 경건함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 인생인지라 종교라는 문제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게 내 인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에 대해서는 늘상 복합적인 인상이 있었는데 대충 그런 생각들을 정리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질렀었다.

3. 아는 사람이야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나는 참 김규항이라는 이를 좋아한다. 가끔 그가 노출하는 '특정한 사안에 대한 옳지 못한 태도'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만의 한국사회에서 매우 존중할만한 사람임은 분명하다. 그런 이가 풀어내는 예수 이야기라면 굳이 그 내용을 읽어보지 않더라도 나쁜 내용은 아닐거라는거,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4. 저녁에 책을 받아들고 정신없이 밤을 새워 읽어버렸다. 나름대로 좀 갈증이 많던 어느 여름날 밤이었을거야 아마. 자세한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 써두기도 했으니 이거에 대해선 여기서 끗.

5.

세계공상과학모험 명작선 (학원출판공사, 1990.)

 읽어보지도 않은 책에 대해서 뭐라 왈가왈부하는 건 좀 웃기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전집을 샀을 때의 뿌듯함을 생각하면 도무지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흐린 기억 속에 남아있던 추억과 재회했던 그 순간. 아, 이 감동을 우짜꼬.

6. 내가 다니던 시골국민학교의 작은 도서관에 저 전집이 있었는데 그나마도 전부 다 있는게 아니고 몇 권씩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나도 남들처럼 꿈많던 어린이여서 문제집이나 교과서보다는 저런 소설책이 더 좋았더라 뭐 이런 얘기.

7. 그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것이 존 크리스토퍼 원작의 Tripod 3연작으로 환장하고 전집을 구했던 것도 순전히 그 작품 때문. 저 전집에는 강철거인, 은하계 정복자, 불타는 황금도시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는데 원제는 각각 The White Mountains, The City of Gold and Lead, The Pool of Fire으로 강철거인을 제외하면 본문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번역이다;;; 보면 알겠지만 표지그림도 전혀 안 맞다;;; (스타워즈가 왜 저기 있나요)

8. 그래도 본문 번역은 상당히 충실해서 번역문 특유의 어색한 문장 뭐 이딴거 없다. 이런거는 요즘 책들도 좀 본받았으면 좋겠다. (제발 좀) 본문에 있는 삽화들도 전체적으로 충실하고. 뭐 어쨌든 올 한해는 이 책을 구했다는 점만으로도 나름 뿌듯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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