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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3월 25일 새벽 2시, 나는 인천 송도의 한 모텔방에... 혼자 있었다. 이 날의 전격적인 송도행은 내가 지상현씨의 강력한 꼬드김을 못 이기는 척 넘어가는 것으로 성사된 것이었다. 송도신도시는 '유령도시'라는 약간 비아냥 섞인 별명답게, 일요일 밤길을 걷는 행인을 발견하는 것이 무슨 봄소풍 보물찾기 같은 곳이었다. 어쨌거나 그간 송도 출장이 비교적 잦았던 지상현씨 덕분에 숙소로 잡은 곳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임에도 무척이나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했다. 조용한 분위기에 과히 비싸지 않은 숙박료 등등이 무척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다음에는 어떻게든 남자랑 둘이 오는 사태만은 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니, 그러고보니 원래 하고 싶었던 얘기가 송도 이야기는 아니었다, 참. 어쨌거나 이 날 새벽 방송을 끝으로 '이동..
"글이 잘 써지는 날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13월이라거나 제8요일 같은 것이다. 글이란 1년 내내 잘 안 써지게 돼있다. 커튼을 내리고 있으면 게으르거나 무기력해지기 쉽고 그렇다고 활짝 열어놓으면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햇빛이 환하고 맑은 날엔 산만해지기 마련이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기분이 가라앉아 글이 잘 풀리지 않는다. 기분 좋은 소식이 오는 것도 반길 일이 못 된다. 기분 좋은 생각이란 한번 머리 속에 들어오면 좀처럼 다른 생각에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반대로 안 좋은 소식이 왔다면 그건 말하나마나이다. 기분 나쁜 날 글이 잘 써질 정도로 인생에 의외의 일이 자주 있는건 아니니까. 더구나 의외라는건 주로 나쁜 방향에서 찾아오는 법이다. 모든 상황이 이것처럼 고통스럽게 돌아가는데도 작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