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텔레그램 본문

잡想나부랭이

텔레그램

Dog君 2014. 9. 29. 12:24



  페이스북에 처음 가입하자마자, 혹시 이 분 모르시냐고 친구 추천을 막 하기 시작했다. 개인정보 입력한 것도 없는데 어떻게 내 친구와 동료와 교수님(;;;)이 뜨는지 엄청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알고보니 메일 연락처에 접근했다더구만. 사용자 허가도 없이 말야.)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뭐 어쨌건 그런 확장성, 개방성 등등을 기반으로 해서 페이스북은 지구상에서 제일 잘 나가는 웹사이트 중 하나가 됐다.


  그 잘나가는 페이스북도 1등을 못 하는 나라가 간혹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MS워드 대신 한글 쓰는 것처럼, 러시아에서는 브이콘탁테(Vkontakte, 줄여서 VK라고 더 많이 부른단다)라는 게 1등이란다. 한 때 이찬진이나 안철수가 젊은이들의 아이콘이 되었던 것처럼, 이 사이트에도 그런 신화가 있는데, 브이콘탁테의 전CEO인 파벨 두로프라는 친구가 그 주인공 되시겠다. 2006년도에 브이콘탁테를 창업했고, 브이콘탁테는 1억이 넘는 가입자를 자랑하고, 그 때문에 얘는 억만장자가 되고... 뭐 그런 흔한;;; 이야기.



  젋고, 똑똑하고, 돈 많고, 잘 생기기까지 해서, 하느님은 정말 졸라게 불공평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주는 사례라 하겠다. 이 양반이 CEO에서 물러난 사연이 좀 재미있는데, 크림자치공화국과 관련해서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올리는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내놓으라는 정보당국의 요청을 거절하고, 한 술 더 떠서 그 공문을 온라인에 올려버렸단다. 그리고 이어지는 당국의 압박에 CEO 사퇴하고 독일로 망명 비슷하게 이주...라는 또 흔한;; 이야기. (물론 다르게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러시아의 국가 이미지로 볼 때 브이콘탁테로는 글로벌 시장 공략이 힘들 것 같고, 그래서 독일로 가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당연히 나도 모르지.)



  암튼 이 양반이 만든 메신저가, 텔레그램이다. ㅇㅇ 요새 갑자기 인기 폭발한 그 메신저 텔레그램 말이다. 정부에서 카톡 검열한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갑자기 그 대안으로 급부상한 메신저인데, 보안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카톡과 달리 서버에 메시지 내용이 저장되지 않는다고 해서 유명세를 탔다. 갑자기 한국에서 트래픽이 몰리자 텔레그램 측은 부랴부랴 한글화를 했는데, 담당자는 아니 한국에서 갑자기 이걸 왜 다운 받냐면서 졸지에 패닉에 빠졌다고...



  카카오톡 입장에서는 억울할만하다. 물론 이것 때문에 업계 1위의 지위가 흔들릴 것 같지는 않지만, 졸지에 취약한 보안에 온라인 검열의 온상처럼 취급받게 됐잖은가. 엄밀하게 따지자면, 억울하기로 치면 정부도 비슷하다. 카톡까지 검열하겠다는 얘기는 안 했거든. 하지만 기술적으로 카카오톡 검열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닌데다가, 그간 정보기관의 활동이 사람들로 하여금 그러한 의심이 들만 하게 한 것도 사실이니까.


  안타까운 일이다. 지난 정권부터 경제 정책의 중심이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정부 발표가 성공한 IT기업의 활동을 발목잡는 형국이 되어버린 것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넓게 보면 어디 카카오톡의 이미지만 타격을 입은 것은 아닐 것이다.


  여기서 몇 줄 더 써야 할 것 같다만은... 더 쓰면 안 될 것 같다. 오늘의 잡생각은 여기서 끝.

'잡想나부랭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지(冬至)  (0) 2014.12.22
아침 출근  (0) 2014.11.03
책을 읽는다는 것  (0) 2014.09.12
김어준 강연  (0) 2014.09.06
시간이 약  (0) 2014.03.09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