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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事나부랭이

05. 만두국

Dog君 2016. 4. 24. 18:41

한 몇 번 요리연습을 해보다보니 조금씩 감이 오는 게 뭐냐면...


요리라는 거, 대단한 이벤트가 아니었다.


하루 세끼 먹을 때마다 해야 하는 것이 ‘요리’ 아이냐.


‘1일 1똥’을 건강한 배변의 기준으로 본다면, 싸는 것보다 먹는 게 더 일상적이고 편안한 일이라는 결론 정도는 쉽게 도출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나의 요리분투기는 일상적인 반찬과 국에 포인트를 맞추게 될 것임을 선언하는 바이다.






이번 도전요리는 그런 점에서 떡볶이…







…로 해서 비주얼은 좀 성공적이었으나













결과는 폭망.




처참한 맛으로 인해 정리를 해야겠다는 멘탈조차 함께 폭망해버렸기 때문에


떡볶이는 그냥 이 정도 잠깐 스쳐가는 과정으로만 정리하고,


그 다음으로 고른 다음 도전요리는 만두국.

(맞춤법으로는 만둣국이 맞다고 한다. 하지만 내 블로그니까 맞춤법 따위도 내맘대로 씹어먹어버리기로 한다.)




재료


소고기 약간 (조미료나 멸치 등으로 대체 가능)


냉동만두 1봉 (아무거나 상관없지만 ‘군만두’니 ‘물만두’니 해서 조리법을 특정해놓은 건 가급적 하지 마쇼)


계란


다진마늘


국간장


파, 계란지단, 김 (고명 삼아 넣었는데, 만들어보니 안 넣어도 되는 것으로 판명났음)




만들기


1. 만두국의 가장 큰 장점은 썰기…가 필요 없다는 것. 지금까지 만든 요리 중에서 조리법이 가장 간단하다. ㅋㅋㅋ




2-1. 소고기와 다진 마늘을 살짝 볶아줍니다.



…라고 쓰고 사진처럼 했지만, 사진처럼 하면 안 됩니다. 여러분.


사진처럼 냄비에 소고기와 마늘을 넣으면, 볶기는 개뿔 그냥 냄비바닥에 타서 달라붙습니다.

굳이 볶으려면 좀 오목하고 넓은, 코팅된 팬을 이용하거나

볶지말고 그냥 물에 충분히 끓여서 육수를 만드는게 좋습니다.








3. 만두를 넣은 다음에는 국간장으로 간을 맞춥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뜨거울 때는 짠 맛을 느끼기 어려우니까 좀 싱겁다 싶은 수준으로 간을 맞추세요.





내가 사용한 냄비를 기준으로는 국간장 3숟갈이 딱 적당한 듯.

(4숟갈 이상 넣으면, 바닷물 맛 납니다;;;)






4. 가난한 자취생 입장에서 소고기로 국물을 내는 건 돈지랄이니까, 그냥 고향의 맛 다시다 같은 걸로 대신해도 됩니다. 그래 이 맛이야.


그것도 아니면 멸치로 국물을 내도 됩니다.






저는 소고기와 간장으로 맛을 낸 탓에 국물이 시커멓지만

조미료나 멸치로 국물을 내면 훨씬 더 맑고 예쁜 국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조미료나 멸치로 국물 내면 더 예쁘고 좋은 사진과 글을 얻을 수 있겠지만

뭐 그렇게까지 정성을 기울이고 싶지는 않고… (난 파워블로거가 아니야)




MSG가 뭐어쩌고저쩌고 말들이 많지만 돈 없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MSG의 인체유해성은 아직 확실치 않다는 점을 위안 삼읍시다.

알고보면 우리 엄마할매도 미원에 다시다 많이 썼어요. 고향의 맛 엄마의 손맛 같은 환상은 버리시라.






4. 계란을 풀어줍니다.




(계란 푸는 사진은 못 찍었음. 내가 오징어도 아니고 팔이 2개 밖에 없는데 계란 풀면서 그걸 사진으로 어떻게 찍어, 시부랄. 근데 얼굴이 오징어.)




계란 1개를 흰자 노른자 섞어서 잘 푼 다음에, 요걸 팔팔 끓는 냄비에 쪼르르 부어주면서 화려한 손목스냅을 이용해 젓가락으로 파파파 풀어줍니다.













5. 뭔가 좀 허전하다 싶어서 파도 넣고 계란지단도 넣고 김도 뿌렸는데, 막상 먹어보니 별 도움 안 되는 것들입디다. 괜히 나처럼 고생하지 말고 걍 패스하셈. 나처럼 사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릴려면 멋 좀 부려보시든가.




맛보기


1. 지난 번 굴국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 별달리 한 것도 없이 조리가 끝났다. 뭐여, 이렇게 빨리 끝나는 거여? 심지어 이번에는 국물이 시커먼게 비주얼도 전혀 그럴싸하지 않다. 불안한 마음에 숟가락을 들었는데...














머, 먹을만 하다...!



2. 간장 조절에 실패해서 좀 짜기는 하지만, 어차피 밥이랑 같이 먹을 거 이만하면 됐다.


3. 굴국에 이어 만두국까지 성공하고나니 점점 자신이 붙는 것 같다. 국 하나 잘 끓이면 몇 끼를 잘 먹을 수 있는데, 국이 이렇게 쉬운 장르였다니. 다른 나라에는 없는 밥-국 시스템을 정착시켜주신 우리 조상님들의 집단지성에 새삼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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