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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走나부랭이

달리기 근황 12 (부상)

Dog君 2018. 11. 22. 11:37

  하프 완주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사실 하프 완주가 쉬운 일은 아니다. 몸에 부담이 꽤 많이 간다. 첫번째 완주 때 왼쪽 다리가 엄청 아팠던 것을 시작으로 한동안 다리가 아파서 뛰기가 힘들 정도였다. 심할 때는 5km 정도만 뛰면 도무지 뛸 수가 없는 지경이 되고 막 그랬다. 충분히 쉰 다음에 두번째로 완주할 때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다음에도 조금만 무리한다 싶으면 통증이 도졌다. 이대로면 하프 완주는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아서 내심 많이 불안했다.


  그러던 중 나는 미국 출장을 떠났고...


  사실 출장에서까지 달리기를 할 생각은 별로 없었다. 낯선 나라에서 유난을 떨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쿠타 미쓰요의 책에서 출장 때의 달리기에 대해 읽고 나서는 나도 그래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굳이 러닝화를 꾸역꾸역 가방에 밀어넣고 미국으로 고고.


  처음 도착한 보스턴, 더 정확하게 말해서 하버드 대학은 러너 천지였다.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가, 어딜 가도 암밴드 차고 달리는 사람들이 널렸다. 그냥 보통의 번화가 같은 곳에서도 사람들 틈을 비집고 달리는 사람이 그렇게나 많았다. 역시 세계제국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일정 때문에 보스턴에서는 달리기를 하지 않았다.


  뉴욕에서는 다행히도 달리기가 가능했다. 우리가 묵었던 팰리세이드 파크(Palisade Park)는 한국인들의 비율이 높고 뉴욕 외곽의 작은 마을이라서 달리기하기에 상당히 괜찮은 환경이었다. 아주 다행하게, 숙소 주인도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팰리세이드 파크 인근의 오버펙 강(Overpeck River)은 달리기에 아주 좋은 곳이었다. 다소 여유가 있는 아침 시간에 달리는 맛이 아주 그냥...



  환경도 환경이었지만, 속도에 대한 느낌이 왔다. 어느 정도로 속도를 줄여야 왼쪽 다리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오래 달릴 수 있을지에 대한 감이 살짝 왔다. 대략 km당 5.2~5.3분 정도, 속도로는 11.5km/h 정도가 현재로서는 최적이라는 느낌이 왔다.




  느낌은 한 번 더 왔다. 귀국한 후에 온 느낌인데, 허벅지 근육이 중요하다는 느낌도 왔다. 허벅지 근육이 골반을 감싸면서 다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주는 느낌이랄까. 특히 데드리프트에서 자극을 받는 뒤쪽 허벅지가 중요한 것 같은데, 속도를 더 올리기 위해서는 이 근육을 키우면 될 것 같다.


  이렇게 조금씩 내 몸을 알아간다. (이걸 이 나이 먹고서야 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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