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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웃는 남자 - 제11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외, 은행나무, 2017.)
(…) 어느 낮 어느 담벼락에 내가 기대 쉬고 있을 때...... 그 담이 너무 서늘하고 내가 너무 지치고 피곤해 이제 그만 영영 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담에 박이 자라고 있었어. 조롱박, 아직 어려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연한 박이...... 희고도 파랗게 그것이 어찌나 예뻤는지 손으로 쥐었다가 땄지. 내가 그것을 뚝 땄을 적에는 반드시 먹으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게 다만 탐스럽게 예뻐서, 십여 개 열린 것 중에 한 개를 쥐고 넝쿨에서 뚝 떼어낸 거야. 그랬더니 그 집 여편네가 벼락같이 문을 열고 나와서 우리 박을 따지 말라고 야 이 도둑년, 박 도둑년, 아주 그러며 내 손에 든 박을 싹 빼앗아갔지. 나하고 똑, 같은 나이를 먹은 것 같은 그년이 아주 말..
잡冊나부랭이
2018. 12. 24. 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