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서울리뷰오브북스 4호 (서울리뷰, 2021.) 본문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사피엔스를 '가장 잔혹한 종'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가짜 뉴스들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키는 문제작이다. 그래서 독자는 뿌듯하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우리가 한편으로 얼마나 이기적이고 잔인한 존재인지를. 장애자들을 거세해서 자식을 낳지 못하게 한 것은 불과 100년 전의 선진 유럽이었다. 죄를 지으면 돌로 쳐 죽이고 사지를 찢었던 때가 불과 500년 전이다.
하지만 저자는 다른 동물들을 보라고 한다. 그들의 세계는 더 끔찍하다고. 그런 끔찍한 정글에서는 문명이 피어날 수 없다고. 우리가 지구상의 동물들 가운데 유일하게 문명을 이룩한 종이라는 사실은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경쟁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더 있었다는 뜻이다. 남을 누른 승리자가 모든 것을 차지했었더라면, 즉 타인이나 타 집단에 대한 배려와 협력이 없었다면, 문명이 설령 탄생했을지라도 바로 파괴되고 말았을 것이다. 누군가가 '싸움에서 이겼지만 상대를 배제하면 안 돼! 우리 집단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가자'라고 했기 때문에 인류의 집단은 점점 확장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 다정함이 어느 반경까지 더 확대될 수 있는가이다. (장대익, 「인류에 관한 최악의 가짜 뉴스를 고발한다 -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123~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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