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2014년 10월 3~6일의 근황 본문
1. 2일엔 효돌이를 만나서 밥을 먹었다. 기분 좋을만큼 술을 마셨고, 다음날 오전까지 마음 편히 잘 잤다. 휴일 전날 저녁에 술 좀 마시고 기분 좋게 잠 드는 것이, 대단한 일도 아니고,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닌데, 그런 날 한 번 있는 것도 마냥 쉽지가 않다.
2. 3일엔 느지막히 일어나 집 청소를 하고, 덕희형네 펜션에 놀러갔다. 가는 길에 구리 농수산물시장에 들러서 새우와 조개를 사서, 펜션 앞마당에서 잘 먹었다. 맥주도 이것저것 꽤 많이 샀는데, 그날도 '10시에 잠들기' 신공을 시전하는 바람에 절반 이상 남겼다. 다시 그 중에 대부분은 지금 내 냉장고에 가득...
3. 4일엔 10시 기상. 10시에 잤는데 10시 기상. 중간에 두어번 깨긴 했지만 12시간을 자다니... 딱히 피곤해서 그랬던 것 같지는 않은데... 낮에는 마당에 앉아서 맥주 한 병을 마셨고, 책을 좀 읽었으며, 밥도 먹었다. 8시 경에 펜션을 떠나서 10시가 거의 다 돼서 집에 도착. 또다시 곯아떨어졌다.
4. 그리고 틈틈이 게임을 했다. (새끼, 요새 아주 여유가 넘치나보다.) 에닉스의 1994년작, 하이리워드. 한글화는 KCT에서 했는데, 영 엉망이다. 오타 많은 건 기본이고, 가타가나를 헷갈려서 낸 오류도 많아서, 같은 단체가 서로 다른 이름으로 나오고 막 그런다. 예컨대 노(ノ)와 메(メ), 유(ユ)와 코(コ)를 구분 못 한다거나... 하지만 당시에는 라디오 광고까지 내보내고 그랬다고... 하긴 이스 이터널은 TV광고도 했지. (그래서 유통사가 망했지.) 드래곤 퀘스트를 낳은 에닉스 답게 약간 스팀펑크 필 나는 세계관도 잘 만들어졌고, 전투, 무역, 심부름, 건설, 공연 등등 컨텐츠도 풍부하다. 한 마디로 불후의 명작. 나중에 한 유명 국내제작사가 이 게임을 거의 그대로 베꼈다가 엄청나게 욕을 먹었기도 한 정도. (베끼려면 적당히 베껴야지 왜 리메이크를 만들었대.) 그나저나 전재산이 8,000원인 애한테 상속세로 1,000만원을 때리는 나라는 뭐하는 나라지. (뭐 이런 서민증세가 다 있냐.) 암튼 요즘 이거덕에 간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놀아나는 중.
5. 최근에는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를 다 읽었고, 지금은 '아파트 게임'을 읽는 중이다. 앞의 책이나 뒤의 책이나 전반적으로 감정이입이 잘 안 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둘 다 구구절절이 맞는 말이긴 한데 이상하게도, 공감이 가거나 말거나 뭐 그런게 없다. 왜 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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