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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想나부랭이

스멀스멀

Dog君 2019. 2. 15. 21:02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놈이 있다.


  '나'라는 놈 안에 있는, '시커먼 것'이라고나 할까, 뭐 그런 놈이 있다.


  스무살 이후의 내 삶은 그 '시커먼 것'을 관리하고 이겨내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었다. 억지로 눌러놓기도 하고 잘 달래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물론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내가 잘나서가 아니다. 전적으로 친구들 덕분이다. 나를 믿고, 기다려주고, 격려해주는, 좋은 친구들. 평생을 갚아도 다 못 갚을 빚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커먼 것'은 주기적으로 고개를 드는데, 꽤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지극한 자기 모멸감이기도 하고, 극단적인 외로움이기도 하고, 엄청난 의욕상실이기도 하다. 대체로는 우울증으로 귀결되는데, 순간적으로는 자살충동 같은 것이 되기는 한다. 물론 '순간적'이라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다행히도 그 '시커먼 것'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대충 경험적으로 알고 있고, 지금까지도 비교적 잘 대처하고 있다. 친구를 만나서 위로를 얻기도 하고, 책이나 공부나 운동에 몰두하기도 한다.






  최근 몇 개월 사이, 다시 조짐이 심상찮다. 또 그 '시커먼 것'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오는 느낌이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고, 깊은 잠을 자는 날이 점점 줄어든다.


  잘 관리해야 한다. 잘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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