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잡事나부랭이 (180)
Dog君 Blues...
1-1. 약 2년 가량 큰 문제없이 사용해오던 핸드폰이 뽀각. 문자메시지 저장용량이 100건 밖에 안 되고 100건이 다 차면 모든 문자메시지를 씹어버리는 가공할 기능을 제외하면 딱히 불만없이 잘 써오던 차였는데 하필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날씨도 덥고 돈도 없는 이 상황에 요추골절이라니. 1-2. 늦어도 내일쯤이면 봉급이 들어올거란 생각이 들어 순간적으로 '아이폰?' 싶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지난달 빵꾸난거 메꾸고 나면 이번 달도 남는거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그건 됐다 싶다. 그냥 이번에도 '공짜폰 아무거나 주세요'라고 비굴하게 말해야지. 킷힝. 2-1. 내일이면 드디어 '제2회 프로포절 발표회'. 남들은 한번이면 다 통과하는거 두번씩이나 하려고하니 좀 쑥쓰럽기도 하고 쪽팔리기도 하고 그렇다. 재수..
1-1. 이웃집에서 들리는 환호와 박수소리로 새벽에 잠깐 잠을 깼다. 5시 30분. 속으로 '이겼나보군'하고 다시 잠을 청했다. 실제로는 비긴 경기였지만 어쨌든 16강 진출이라지 않는가. 1-2. 월드컵에 대한 내 열의는 이런 수준이다. 시간이 괜찮다면 지인들과 맥주나 한캔 하면서 볼 용의는 있어도 혼자서 그것도 새벽시간이라면 수면시간을 쪼개가면서 볼 의향은 없는. 2.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정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이 갔던 팀이라면 아무래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팀이라 하겠다. 비록 출전선수들의 이름을 다 외우는 것도, 그들의 축구철학에 대해 아는 것도 하나 없다 해도. 3. 지난 포르투갈전 최종 스코어는 0:7. 인터넷 중계를 보다가 0:5까지만 보고 마음이 언짢아서 그냥 꺼버렸다. 무심히도 내리는 ..
1. 제1회 Flying University of Transnational Humanities가 끝났다. 지난 10일에 참가자들이 숙소에 도착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부터 어제(16일) 오전 마지막 정리토론까지 했으니 꼬박 1주일을 여기에만 매달린 셈이다. 막상 행사가 끝난 어제 오후에는 약간의 피로가 느껴지는 정도였는데 하루쯤 지나고 나니 적당한 만족감과 적당한 불만족감이 섞인 묘한 감정이 든다. 2-1. Language: 개인적인 이야기로부터 시작하자면 결국 모든 문제는 언어의 문제로 수렴된다. 시집을 가면 벙어리3년 귀머거리3년 뭐 어쩌구저쩌구 한다고 했는데 국제학술회의에서 스태프로 일하면 그거 비슷한 감정 느낄수 있다. 행사장에서 오가는 말이 대충 어떤 소린지는 알겠는데 내가 정말 이걸 제대로 이해한..
1. 프로포절 발표회가 일주일 미뤄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뭐야 발표하는 본인도 모르는 새에 언제 바뀐거지. 그에 맞춰 내 긴장도 일주일 정도 이완되는 느낌이다. 자의30%에 타의70%쯤 버무려진 논문주제임에도 긴장되긴 하나보다. 2. 정말 오랜만에 개발새발 내 이야기를 하는 글을 써보고 있다. 머리 속에 돌아다니는 여러 생각의 조각들을 조금씩 문자의 형태로 정리한 다음 그것들을 여기저기 휘갈긴 다음 며칠에 걸쳐 천천히 다듬는 중이다. 근데 (당연히) 잘 안 된다. ㅋㅋ 3. 광주에 다녀와서 그 느낌으로 짧은 에세이를 썼다. 사람들이 논평을 달아주지 않아 그럴 가치도 없는가...하고 살짝 민망하기도 하고 무안하기도 하다. 아직 깊은 글을 쓰기엔 공부가 부족한 것 같아 부끄럽다. 4. 저녁을 먹고 벤치에 앉..
1. 노회찬 까지 마라. 단일화 안 해줘서 한명숙 떨어졌단 소리도 하지 마라. 나도 오세훈 시장 밉다. 강남시장 오세훈 밉다. 근데 그렇다고 해서 오세훈을 막기 위해 내 지지의사를 트랜스포머시킬 생각은 없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명숙보다는 노회찬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오세훈한테 몰표준 강남 부자동네가 아니라 노회찬이 역적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대체 뭐냐. 2. 오세훈을 막기 위해 한명숙 밑으로 모여야 했다는 말 좀 하지 마라. 물론 오세훈보다야 한명숙이 훨 낫다는거 나도 안다. 근데 전에 우리가 이회창 깨고 노무현 밀어줘서, 그래서 노무현 때 우리 살림살이 그렇게 좀 나아지셨습니까. 최악을 막기 위해 차악을 밀자는 소리,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 아닌가. 이명박이 국민들에게 천안함드립 치는 것처럼..
이런건 좀 퍼나르자. 어서.
1-1. 꼭 5월 18일에만 있었던 일은 아니건만 날짜를 사건의 이름으로 해놓고보니 하루만에 반짝하고 끝났던 일들인것만 같다. 1-2. 내가 대학에 들어왔을 적에는 아직도 1980년의 5월에 광주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경험'했던 선배들이 꽤나 많이 학교에 남아있던 때였다. 불과 20년 밖에안 지난 해였으니까. 그러던 것이 이제는 벌써 30주년이다. 2. 민주주의고 나발이고 투사가 되고 싶은 마음도, 민주열사가 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다만 눈앞에 벌어지는 당장의 압도적 부조리에 분노를 표했던 사람들이 도륙당했건만 누구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뒤에 숨어 총을 쏘라고 외치던 놈들은 아직도 당당히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다. 3. 바야흐로 5월이다. 날씨는 따뜻해졌건만 어째 마음은 아직도 춥냐. 4. 나야 그..
1-1. 09년 초의 일이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이 뭐 어쩌구저쩌구하는 사업이 있는데 그 중 한 팀이 내가 몸담고 있는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뭐 쉽게 말하면 외국의 석학 한 분을 초빙해서 워크샵도 하고 학술교류도 하고 학생들 교육도 시키고 뭐 그런 (적어도 그 의도 하나만큼은 확실히) 좋은 프로그램. 1-2. 그래서 한양대에 초빙된 석학은 독일 에어푸르트대의 '알프 뤼트케'. 일상사(history of everyday life)의 권위자로 잘 알려진 양반이지. 2-1. '일상사'라는 말을 처음 들은 것은 2002년쯤으로 기억된다. 그 즈음에 데틀레프 포이케르트의 '나치시대의 일상사'란 책을 읽고 저으기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보면 또 다른 것들이 드러나는구나... 싶기도 했었는데 아쉽게..
1. 전국시대 말 항우와 유방의 다툼 이야기는 삼국지나 수호지처럼 복잡하지는 않지만 선명한 대결구도 덕분에 나름의 강렬한 맛이 있다. 뛰어난 무용을 자랑했던 천하장사 항우와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통솔할 줄 알았던 유방의 대결은 삼척동자도 다 알다시피 결국 유방의 승리로 끝을 맺는다. 2-1. 시황제의 죽음 이후 혼돈에 빠진 중국대륙은 결국 항우와 유방의 양강구도로 정립되고 양측은 일진일퇴를 거듭한다. 초기에 승기를 잡은 것은 항우였지만 유방은 우여곡절 끝에 승세를 잡고 해하垓河에서 항우군을 완전포위하는데 성공한다. 2-2.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밤, 초나라 군사들을 회유하기 위한 초나라 민요가 사방에서 들려오는 가운데 항우는 우미인과 술잔을 나눈다. 그리고 짧게 노래한다. 3. 力拔山兮氣蓋世 역..
1. 제대로 좆ㅋ망ㅋ한 올 한해를 돌아보는 시간 그 네번째. 오늘은 도서 부문. 책 읽는 걸 업으로 삼은 덕에 거의 순전히 타의에 의해 상당량의 독서를 하는게 내 인생이지만 그래도 나름 그 틈새를 비집고 내가 읽고 싶은 책 종종 챙겨읽었다. 고심 끝에 그 중에서 두 권 골라찍어봤다. 2. 예수전 (김규항, 돌베개, 2009.) 신앙심이나 경건함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온 인생인지라 종교라는 문제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게 내 인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에 대해서는 늘상 복합적인 인상이 있었는데 대충 그런 생각들을 정리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질렀었다. 3. 아는 사람이야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나는 참 김규항이라는 이를 좋아한다. 가끔 그가 노출하는 '특정한 사안에 대한 옳지 못한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