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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1. 내가 소설을 읽는 경우는 거개 두 가지인데 인터넷서점에서 책을 주문하다가 배송비를 아끼려고 싼 값에 할인 중인 소설책을 끼워넣거나 어떤 특정한 계기로 인해 어떤 작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경우이다. '펭귄뉴스'는 두번째 경우에 해당한다. 1-2. 내가 김중혁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은 것은 불과 몇 달 전으로 이동진이 진행하는 '빨간 책방'이라는 팟캐스트에 그가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것이 계기였다. 그의 시덥잖은 언어유희에 나는 다소 매료되었고, 그의 소설책을 사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얼마 전에도 새 소설집을 냈지만 역시 누군가의 작품세계를 제대로 더듬으려면 첫 작품부터 보는 것이 순서인지라, 2006년에 나온 그의 첫 소설집을 골라들었다. 2. 소설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을 붙여야 하는지 ..
0. YES24에서 이 책으로 검색하면 리뷰만 200개 넘게 나오는데 나까지 거기에 더 보태서 이 책의 내용이 어떠니저떠니 이야기하는 것은 트래픽 낭비인 것 같다. 1. 한국사회에서 '재벌'이나 '노동', '복지', '민주' 같은 단어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언터처블의 경지에 오른 것 같다. 신주단지 모시듯 숭배하는 쪽에서든 참이슬 먹고 게워낸 토사물 보듯 하는 쪽에서든 말이다. 당장 나도 재벌 일가의 부도덕하고 탐욕스러운 행각을 보면 곧바로 분노게이지가 상승하는 입장이니까. 그리고 이 책이 욕을 먹는 것 중 아마도 거의 90% 이상이 거기에서 기인할걸. 2. 하지만 끓어오르는 분노를 꾹꾹 눌러참으면서 경청할 가치는 충분히 있는 이야기들이라고 본다. 많은 경우 김상조의 '종횡무진 한국경제'와 비교해서 읽곤 ..
0-1. 김일성이 죽었을 때도 그랬고 김정일이 죽었을 때도 그랬다. 대충 이런 그림 자주 나왔다. 자연스럽게 "아 정말 저노무 에미나이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니깐. 그렇게 배곯고 사는 사람들이 무슨 ㅅㅂ 옴 진리교 교주 모시듯 수령님 장군님 모시는거."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런 그림들. 0-2.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그러니까 북조선이라는 나라는 정말 이해할 수가 없는 미친 나라야."라고 생각해버리면 그냥 거기서 끝이라는거지. 두동강난 우리 민족 어쩌고저쩌고 통일의 일주체 어쩌고저쩌고 동북아 평화를 위한 평화적 회담이 어쩌고저쩌고도 다 필요없다. 아니 미친 놈이랑 무슨 얘길 더 하겠냐고. 0-3. 그런데 김일성과 김정일의 죽음에 오열하는 이들을 '비합리'나 '정신병', '독재', '세뇌'라는 단어로 설..
1. 이 책의 가장 큰 문제는 부제이다. ‘진짜 나답게 살기 위한 우석훈의 액션 大로망’이라니... 키치스러운 느낌을 주고 싶었던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럴거면 내용도 키치스럽게 웃기던가. 그렇지도 않잖아? 2. 우석훈은 선대인과 함께 (‘나는 꼽사리다’ 덕분에) 요즘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다. ‘나는 꼽사리다’도 있지만 여기저기 글도 많이 기고하고 책도 잘 나가고(특히 ‘88만원 세대’) 강연도 많이 하는걸 봐서 엄청 재기넘치고 아이디어도 쉼없이 반짝반짝 하는 사람인 것 같다. 그리고 요즘에는 경제 관련 도서가 무지 잘 나간다. 아직 읽어보진 못했는데 선대인의 ‘문제는 경제다’, 장하준, 정승일의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등등등... 3. 그래서 이 책도 경제 관련 사회비판서인 것처럼 ..
1. 나는 지금도 트로츠키라는 이름을 들으면 좀 묘한 흥분감 비슷한게 든다. 20대 초반에는 (그리고 아직도 조금은) 이데올로기로서 나를 압도했고 지금도 (최소한) 순수한 학술적 의미에서 꽤나 관심이 많이 간다. 2-1. 트로츠키라는 이름은 러시아 혁명사에 관심이 있다면 그다지 낯선 이름이 아니다. 미온적이었던 레닌을 설득해 10월 혁명에 나서도록 했고 (그걸 영구혁명이니 부단혁명이니 어쩌구저쩌구라고 부른다) 혁명 이후에는 적군赤軍을 이끌고 백군白軍과 싸웠다. 레닌이 죽은 후에 정권을 잡은 스탈린에 반대해 좌익반대파를 형성했지만 결국 스탈린으로부터 도망쳐야했고 결국 1940년 멕시코에서 스탈린의 자객에게 암살당했다. 2-2. 트로츠키가 죽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후예들은 다시 둘로 나뉘었다. 트로츠키..
1-1. 나는 '~란 무엇인가'나 '너는 ~를 왜 하니' 하는 식의 질문에 무척이나 약하다. 뭔가 기똥찬 단어나 문장 하나로 답을 해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먼저 밀려오는데다가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을 안 하면서 살다보니 할 말도 영 궁하기 때문이다. 그냥 그런거 생각 안 하고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 사는 놈이라... 1-2. 좀 후까시를 잡으면서 '우리는 왜 인문학을 배우(연구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면 아마도 강신주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어쩌고저쩌고...하는 식으로 답할 것 같다. 강신주는 어떤 조직이나 시스템, 예컨대 국가 같은 것에 대해 좀 극단적일 정도로 싫어하는 티를 내는데 그것들이 인간의 자유를 어떤 식으로든 제한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인거 같다. 2. 그래서인지 코딱지만큼이라도 국..
1-1. 2012년 5월 현재 나의 꿈은 '인기폭발시간강사'이다. 생긴 것도 별로고 개그도 별로고 화법도 별로인 내가 꾸는 꿈 치고는 다소 무모해보인다고 주위에서 손가락질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난 꼭 '인기폭발시간강사'가 되고 싶다. 이 '인기폭발시간강사'라는 말에는, 내가 선택한 이 학문이 사람들의 문제에 해답을 줄 수 있다는 내 오랜 확신이 전제로 깔려있다. 나는 역사학이 단순한 호고주의적 씹덕씹덕취미의 소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얼마든지 역사학이 유쾌한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1-2. 그런 점에서 사람들의 고민에 해답을 주기 위해 자기 전공을 사용하는 몇몇 사람들이 '인기폭발시간강사'의 롤모델이다. 강신주가 그 중 하나이다. 2. 강신주는 세상에 대한 고민, 세상사람들의 질..
1-1. (누구나 다 그렇지만) 나 역시도 지적 편식이 심한 편인데 폐쇄적인 한국사학계의 전통이 내 몸에도 아로새겨진 때문이 아닌가 싶긴 하다. 특히 아시아쪽 서적을 거의 안 읽어왔는데 아마도 일본어와 중국어를 못하는게 좀 크지 않나... 마 그리 생각하고 있다. 내가 그간 갖고 있던 아시아에 대한 관심은 전적으로 L선배의 집요한 아시아 이야기 때문인데 그래봐야 그것도 그 선배가 인터넷 언론에 기고하는 글이나 가끔 읽으면서 관심을 쪼끔씩 키워온 정도. 1-2. 어떻게 하다가 단재 신채호 전집을 공짜로 얻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신채호를 참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찌어찌하다가 근대문학을 전공하시는 한 선생님께 그냥 넘겨버렸다. 내가 암만 신채호를 좋아한들 눈 앞에 닥친 공부만 하기 급급한 처지인지라 한 10년 ..
1-1. 박정희 시기(혹은 박정희 개인)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거니까 일단 패스. 그런데 그런 와중에 대중독재론이 박정희 시기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오던 진보진영의 '내부'에서 제기되면서 그간 묻혀져 왔던 다양한 현실에 대한 성찰의 계기를 제공했다는거 아는 사람은 다 알지? 1-2. 그 당시에 대중독재론과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던 여러 사람 중 1인인 조희연이 펴낸 '동원된 근대화'는 대중독재론에 대한 진보진영의 응답 비슷해보인다. (이영훈도 들어가있긴 하지만 뭐... 솔직히 그쪽이야 논외로 하는게 맞는거 같고 ㅋㅋㅋ) 2-1. 기존의 박정희 비판 논의는 박정희 정권의 강압만을 과잉강조했고 그 바람에 역설적으로 결과적으로는 민중의 능동성을 살려내지 못하고..
1. 박정희. 정말 쉽지 않다. 남자이름인지 여자이름인지 헷갈리기도 하거니와 (박정희와 육영수의 결혼식에서는 신랑 육영수군과 신부 박정희양...이라고 소개되었다는 재미없는 일화가 있다;;;) 그가 남긴 유산의 영향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ㅅㅂ 졸라게 뜨거운 감자다 이거지. 2-1. 박정희시대에 대한 접근법은 크게 정치경제적 접근과 사회문화적 접근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자의 것이 어려운 정치철학이나 난무하는 표와 그래프를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후자는 박정희가 집권 내내 의지했던 물리력과 독재이데올로기의 퇴행적 성격을 밝히는 것으로 정리된다. 2-2. 이 책은 양쪽 모두에서 쟁점을 물고 늘어진다는 점에서 그 폭이 매우 넓다. 폭만 넓으면 깊이가 얕아지기 마련인데 마땅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선언적인 수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