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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네덜란드 생활의 가장 큰 기쁨 중 하나는 공원이 가깝다는 점이다. (렘브란트 공원에 관해서는 지난 글을 참고하시고.) 공원이 워낙 가까운데다가 업무특성상 아침에 여유시간도 좀 더 많아져서 거의 매일 달리기를 할 수 있다. 한국에 있을 때 갔던 광교호수공원은 차를 타고도 10분 정도는 가야 하는 거리여서 주말 아니면 가기가 어려웠는데, 거기에 비하면 이보다 좋은 조건이 또 없다. 처음 여기 온 날부터 공원을 돌면서 달리기 코스를 짜기 시작했다. 그런 준비가 꼭 필요했던 것이, 렘브란트 공원은 한국의 호수공원과 달리 공원 내에서 길이 무척 복잡하다. 별로 크지 않은 공원인데도 그렇다. 한국의 호수공원이었으면 호수 주변을 일주하는 하나의 코스만 가능했겠지만, 여기는 길이 원체 복잡하다보니 정말 여러 코스가 가..
2019년 2월 24일 일요일 아침 달리기.평균 페이스 : 5분 10초운동 시간 : 1시간 5분 6초 겨우내 실내에서만 뛰었다.어제 낮에 완연히 봄날씨가 된 것을 보고 다시 공원으로 나갔다.겨울, 특히 2월에는 달리기를 많이 못해서 걱정이 좀 됐는데,막상 해보니 페이스도 별로 많이 안 떨어졌다.다행이다.
운동을 할 때는 이런저런 준비나 이론 같은 것보다 일단 뭐라도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운동신경이라고는 0(아니, 마이너스?)인 내가 달리기를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달리기는 운동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할 수 있는 운동이니까. 그래서 일부러 이론을 공부하거나 동호회를 찾아보지 않았다. 나는 내가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은 준비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나 자신이 아닌 바깥에서 찾는 것이 도리어 더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나 스스로가 아닌 다른 것 때문에 운동을 하게 된다면, 그 '다른 것' 때문에 운동을 안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 스스로의 결심과는 상관 없이 말이다. 나에게는 운동을 한다는 것 그 자체가 훨씬..
첫 대회 출전. 원래는 지난 10월 9일 대회에 출전했어야 하지만, 그날로 예정된 대회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연기된데다가 나도 이런저런 사정이 겹치면서 대회 출전이 오늘까지 미뤄진 것. 출전 대회는 2018 러너스 레이스(Runner's Race)이고 종목은 하프. 뚝섬유원지에서 출발해서 강동대교에서 반환점을 돌아오는 코스. 내심 걱정을 좀 했다. 지금까지는 계속 혼자서 뛰었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뛰는 대회라면 내 페이스를 잘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별 생각없이 다른 사람 따라 가겠다고 페이스를 오버하면 절대로 안 된다. 나도 사람인지라 내 앞에 있는 사람을 앞지르고 싶은 승부욕이 있을텐데, 장거리 달리기에서 가장 쓸데없는 감정이 승부욕이다. 괜한 승부욕 때문에 페이스 오버하면 어우, 야....
하프 완주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사실 하프 완주가 쉬운 일은 아니다. 몸에 부담이 꽤 많이 간다. 첫번째 완주 때 왼쪽 다리가 엄청 아팠던 것을 시작으로 한동안 다리가 아파서 뛰기가 힘들 정도였다. 심할 때는 5km 정도만 뛰면 도무지 뛸 수가 없는 지경이 되고 막 그랬다. 충분히 쉰 다음에 두번째로 완주할 때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다음에도 조금만 무리한다 싶으면 통증이 도졌다. 이대로면 하프 완주는 영원히 불가능할 것 같아서 내심 많이 불안했다. 그러던 중 나는 미국 출장을 떠났고... 사실 출장에서까지 달리기를 할 생각은 별로 없었다. 낯선 나라에서 유난을 떨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쿠타 미쓰요의 책에서 출장 때의 달리기에 대해 읽고 나서는 나도 그래봐야겠다는 ..
2018년 10월 9일 화요일 아침 달리기.평균 페이스 : 5분 8초운동 시간 : 1시간 49분 16초 하프를 두번째로 완주했다.뭘 또 두번째로 완주했다고 설레발인가 싶기도 하지만,첫번째는 고저차가 거의 없는 강변 코스였지만 (그래서 기록도 놀라울 정도였지)수원 광교호수공원 코스는 고저차가 꽤 있기 때문에 체력소모도 좀 큰 편이다.그런 것을 생각하면, Sub 150은 대만족. 첫번째에 비해서 달린 후의 통증도 훨씬 적다.속도에 대한 욕심을 버리니까 훨씬 편해졌다.페이스를 어느 정도로 유지해야 할지, 다리 통증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살짝 감이 오는 것 같기도 하다. 요새 이러저러 심란한 일이 많은데, 이게 그나마 삶의 낙이다.
나는 이어폰을 끼지 못한다. 귓바퀴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왼쪽 귓바퀴에 이어폰이 제대로 걸리지 않는다. 애써 걸쳐 놓으면 그냥 스르르 빠져버린다. 그래서 보통의 이어폰을 끼지 못하고 헤드폰이나 커널형만 쓴다. 달릴 때는 늘 음악을 듣는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지루함도 덜 수 있고, 훨씬 더 힘도 나기 때문이다. 그간은 큰 불편 없이 커널형 이어폰을 썼는데,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로 유독 이어폰이 빨리 고장나는 느낌이다. (나는 이어폰을 소모성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무한히 쓸 수 있다 생각하지도 않고, 어지간히 비싼 모델이 아니면 수리해서 쓰는 경우도 없다.)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아무래도 아이폰7부터 오디오 단자가 바뀐게 근본 원인인 것 같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아이폰7부터는 전통적인 ..
2018년 9월 25일 화요일 아침 달리기.평균 페이스 : 4분 56초운동 시간 : 1시간 44분 24초 추석 연휴에 집에 와서 하프(21.1km) 완주에 성공했다.너무 기쁜 마음에, 평소에는 안 하던 사진 배경도 넣어봤다. 고저차가 거의 없는 고수부지니까, 다음 달로 예정된 대회와 비슷한 조건이다.평균 페이스도 엄청나다. (나한테는 거의 기적이다.)이만하면 실제 대회에서도 완주가 가능할 거라는 희망 섞인 예상도 가능하다. 얼마 전에 17km 완주에 성공하고 하프는 금방 가능할 줄 알았는데, (1/4만 더 뛰면 되는 거니까)막상 뛰어보니까 그것은 완전히 다른 경지였다. 거리에 따른 몸상태를 기록해둔다. 0~5km : 몸이 덜 풀려서 그런가 자세도 뻣뻣하고 의외로 숨이 꽤 가쁘다. 당장 그만둬도 이상할 것..
2018년 9월 8일 일요일 아침 달리기.평균 페이스 : 5분 8초운동 시간 : 1시간 28분 59초 달리기는 온몸을 다 쓰는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달릴 때마다 본의 아니게 내 몸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이 정도 이야기야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만, 넉 달 가까이 실외 달리기를 하고 나니 저 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알게 되는 것도 같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몸에 무리는 주는 것은 거리도 시간도 아니고, 속도인 것 같다. 평소보다 좀 더 길고 멀리 뛴다고 해서 당장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닌데, 속도를 높이면 곧바로 몸에서 반응이 온다. 주중에 트레드밀에서 달릴 때 빡세게 달리겠답시고 마지막 1~2분 정도 14~15km/h 정도로 속도를 확 끌어올릴 때가 가끔 있는데 두세 번만 이런 식으로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