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은랑전 (켄 리우, 황금가지, 2024.) 본문
전작인 『종이동물원』을 너무 인상적으로 읽어서 이번 책도 주저없이 골라들었습니다. 『종이동물원』에 실린 단편소설들은 SF의 외양을 띄고 있지만 '역사'라는 양념을 절묘하게 잘 버무려서, 역사학을 공부하는 저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고 또 영감도 많이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그 때문에 어떤 순간에는 '역사'라는 양념의 맛이 너무 강하지 않나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책에서는 양념 맛이 많이 줄어들었는데요, 사람 마음이란게 참 간사한 것이 이제는 또 그 양념 맛이 그립네요 ㅎㅎㅎ (그런데 의외로 「회색 토끼, 진홍 암말, 칠흑 표범」에 눈길이 갑니다. 아마 '민들레 왕조 연대기'의 일부를 떼어온 것 같은데 『삼국지』나 『은하영웅전설』, 『라마』 같은 소설을 좋아했던 20년쯤 전의 저였다면 틀림없이 빠져들었을 것 같은 내용이네요 ㅎㅎㅎ)
앞서 본 것들은 기껏해야 무지의 구름 사이로 언뜻 비친 광경이었고,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는 몇몇 이미지에 지나지 않았다. 어쩌면 이상화된, 감성적인, 조작된 결과물인지도 몰랐다. 다만 거기에는 일말의 진정성이, 과거를 귀하게 여기는 이들의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씨앗이 있지 않았던가? 오나는 이제 이해가 갔다. 과거를 파고드는 일은 곧 이해하는 행위였고, 우주의 이치를 밝히는 행위였다. 오나는 이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로 마음먹었다. (「혼령이 돌아오는 날」, 2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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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5쪽 2줄 : 하느님커녕 -> 하느님은커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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