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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1-1. 외국인(혹은 외부인)의 시선으로 한국사회를 바라본다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작업인 동시에 대단히 위험한 작업이기도 하다. 누구나 당연한 듯 인식했던 사실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참신함이 흥미로움을 더하는 요소라면, 한국사회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은 그 작업을 흔해빠진 '앗, 세상에 이런 일이'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위험성으로 작용한다. 1-2. 저자인 발레리 줄레조는 한국사회에서 아파트라는 거주형태가 가지는 인기와 보편성, 그리고 거기에 덧씌워진 권력의 욕망과 사람들의 오해들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선언적으로 '그거 착각이거든용'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그 대신 거주민들과의 심층 인터뷰와 아파트 정책의 역사를 탐구하는 것을 통해 의도한 결론을 향해 독자들을 인도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0. 막상 또 뭔가를 글로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좀 막막하긴 하다. 글을 쓸 때는 언제나 머리 속으로 한번쯤 개요도 짜보고 소재도 정리하곤 하는데, 아직까지 머리 속으로 전혀 정리되는 것이 없는 걸 보니 정말로 제주도에서 뇌세척을 제대로 한 모양인 듯 하다. 두서없이 주절거리다 보면 뭐라도 가닥이 잡히려나. 1-1. 성적이야 썩 만족스럽게 나오지는 않았지만(대학원생이 All A+가 아니라니 ㅠㅠ) 확실히 이번 학기는 몸과 마음이 느무느무 피곤한 학기였다. 뭔가 하나라도 이뤄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한 글자라도 더 읽고 배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짓눌려 꽤나 가혹하게 스스로를 몰아친 한 학기였다. 매주 하루이틀 정도는 정기적으로 쌩날밤을 깠으니... 1-2. 방학을 맞이하는 즉시 어딘가에 짱..
1. 드디어 2008학년도 1학기가 끝나간다. 1개의 수업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1~2주 정도 연장될 분위기이고, 2개의 기말 과제가 남아있다. 지금은 텍스트인 기무라 간의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과 소국의식'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뭔가 내용을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책을 읽으려 드니 좀처럼 책이 읽히지를 않는다. 번역한 문장 중에서는 일본어 번역문을 상당히 싫어하는 편인데(어딘지 모르게 한국어와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꼬인 그 문장들), 거기에 저자 특유의 법학적 글쓰기(예컨대, 과도한 개념화 혹은 분류화 같은 것)까지 더해지면서 불만포인트들이 차곡차곡 누적되는 중. 2. 일반적인 경우에는 지역색이라는 것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이지만 가끔씩은 전적으로 수긍하는 경우가 있다. 어쩔 수 없이 내 삶의 도처에서..
1. 지나간 일, 자신의 삶과 직접 관련을 갖지 않는 역사 속의 사건에 대해 올바른 입장을 취하는 건 아주 쉬운 일입니다. 저는 얼마 전에 아주 진보적이라는 역사학자 한 분이 대학생 시절의 추억까지 끌어대면서 유시민 씨를 두둔하고 나서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체 게바라나 김산을 흠모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현실 속에서 체 게바라나 김산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체 게바라나 김산을 흠모한다면 그렇게 살지는 못해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 현실 속의 체 게바라나 김산을 존경할 줄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체 게바라나 김산을 흠모하는 우리는 현실 속의 체 게베라나 김산엔 관심이 없거나 그들을 비웃곤 하지요. “어리석고 비현실적이며 관념적인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김규항, '광주의 정신, 민주주..
할 일 쌓였을 때마다 찾아듣게 되는 에릭 클랩튼과 존 메이어. 35페이지 언제 번역하나. 내일까진데. ㅠㅠ.
1-1. 가끔 농담 반 섞어서 하는 말 중 하나가 "나는 가장 종교적인 비종교인"이라는 말이다. 나는 분명히 유신론자이며 신이 가지는 절대성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어쩌면 우리는 결국 신이 만들어놓은 울타리 안에서 신이 정해놓은 운명을 따라 사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종교적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종교적인 것 같다'다. 진짜 마음으로 신을 접하는 사람들이 계신데 이딴거 갖고 종교적 운운하면 욕먹지.) 1-2. 그런데 나는 신을 믿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존재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믿고 의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는 왜 신이 인간에게 '의지'를 주었는지 생각해 보곤 한다. 불완전한 인간 놈들이 이 놈의 '의지'라는걸 제대로 쓸리가 없다는 거 신이 모를리가 없..
1-1. 요 며칠 바빴던 관계로 꽤 늦게 쓰는 일인데, 드디어 성시경이 자정 시간의 DJ에서 물러났다. 대개 자정 쯤에 학교에서 내려오는 편인데 집에 도착해서(집까지 가는데 10분 정도 걸리니...) 습관적으로 라디오를 틀면 늘 성시경이 나왔다. 1-2. 물론 나도 뭇 남성들처럼 성시경 같은 스타일 별로 안 좋아한다. 느끼한데다가 씨니컬하고... 하지만 여자들한테는 잘 해주고. 게다가 여자한테 인기까지 많다니... 이런 남자들, 다른 남자들의 뒷다마 대상 1순위다. 그런데 미운 정도 정인건지 언제부턴가 성시경이 그 느끼한 목소리로 "잘 자요" 안 해주면 어딘지 모르게 좀 찝찝한게 있더라 이거지. (최근에는 느끼하게 안 해주더라만은...) 1-3. 마지막 방송 들으며 나도 나름대로는 꽤나 서운했다. 아직은..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이스Emma Ries 베르톨드 브레히트 16세의 봉제공 엠마 리이스가 체르노비치에서 예심판사앞에 섰을 때 그녀는 요구받았다 왜 혁명을 호소하는 삐라를 뿌렸는가 그 이유를 대라고 이에 답하고나서 그녀는 일어서더니 노래하기 시작했다 인터내셔널을 예심판사가 손을 내저으며 제지하자 그녀의 소리가 매섭게 외쳤다 기립하시오! 당신도 이것은 인터내셔널이오!" "자본가로 하여금 프롤레타리아트 혁명 앞에 벌벌 떨게 하라. 프롤레타리아트가 혁명 앞에서 잃을 것은 쇠사슬이요, 얻을 것은 세계 전체이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 27세의 대학원생 Dog君 27세의 대학원생 Dog君이 인문대 앞 벤치에서 CC ..
1. 촌수를 따져봐도 가장 가까운 '어린이'는 창원 사는 사촌동생 뿐이고, 향후 5년 정도는 '어린이'를 낳을 일도 없어뵈는 내가, 밀려있는 숙제들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날이랍시고 글을 끄적이고 있으니 좀 우습다. (아, 이 빌어먹을 대학원 생활이란...) 차라리 1주일 뒤에 있는 석가탄신일에 뭐라뭐라 쓰는게 더 낫지 않나. 2-1. 무뚝뚝한 경상도 가정에서 자라온 관계로 어린이날이라고 해서 가족 내에서 특별한 행사 따위가 있지는 않았다. 어린이날임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은 학교였다. 어린이날 직전의 평일은 학교에서 단체로 군것질을 할 수 있는 날이었다. 반장 엄마 혹은 동네에서 제법 힘(물리적인거 말고...) 좀 쓴다는 집 엄마들이 공책이며 과자며 잔뜩 학교로 사들고 왔었다. 한 해도 빠짐없이. 2-2. ..
1-1. 너무 길어서 못 썼는데, 왼쪽 표지 그림에서 보시다시피 '자결自決과 반식민 민족주의의 국제적 기원'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대충 여기까지만 보고서도, '아, 이 양반이 하고 싶은 얘기가 허벌나게 많은가 보구나잉'하는 느낌이 밀려온다. 아오. 1-2. 이런 식으로 글을 쓰면서도 다소 쪽팔린다. 내가 보고 싶어서 본 글도 아니고, 이 내용을 100% 온전히 이해했다고 자부하기도 영 미심쩍은 부분이 많기에 뭐라뭐라 코멘트 붙이는게 옳은가 싶다. 그래도. 수업시간에 강제로 읽은 책이라 해도. 내가 느낀 이 느낌을 망망대해의 네트워크 세상에 쬐까 풀어제끼는거, 그게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의 의무 비슷한거 아니겠나. 2-1. 전공이 한국사니까 한국사와 관련지어 말하자면,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와 '3.1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