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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나는 이어폰을 끼지 못한다. 귓바퀴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왼쪽 귓바퀴에 이어폰이 제대로 걸리지 않는다. 애써 걸쳐 놓으면 그냥 스르르 빠져버린다. 그래서 보통의 이어폰을 끼지 못하고 헤드폰이나 커널형만 쓴다. 달릴 때는 늘 음악을 듣는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지루함도 덜 수 있고, 훨씬 더 힘도 나기 때문이다. 그간은 큰 불편 없이 커널형 이어폰을 썼는데,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로 유독 이어폰이 빨리 고장나는 느낌이다. (나는 이어폰을 소모성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무한히 쓸 수 있다 생각하지도 않고, 어지간히 비싼 모델이 아니면 수리해서 쓰는 경우도 없다.)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아무래도 아이폰7부터 오디오 단자가 바뀐게 근본 원인인 것 같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아이폰7부터는 전통적인 ..
1. 수원에서 열린 지역도서전에 갔다가, 펄북스 부스에서 강력한 추천을 받아서 구매. (‘강매’는 아니고...) 2-1. 좋으나 싫으나 역사학 언저리에 엉덩이 걸치고 살아온 것이 얼추 10년쯤 됐다. 그러다보니 아래저래 답사 다닐 일이 많다. 여행 다니는 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답사 다니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음, 그런데, 답사와 여행의 차이는 뭘까. 2-2. 이런 질문이 나오면 흔히 한자를 파자해서 ‘썰’을 풀곤 하니까 나도 그렇게 해보겠다. 여행旅行이라는 글자에는 두인변(彳, 그냥 쓰면 ‘자축거릴 척’이 된다고 한다)이 있고, 모 방(方)이 들어있다. 두인변은 말 그대로 사람의 움직이는 모양이라고 하고, 모 방이면 귀퉁이 혹은 방향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여행이라는 글자에 이미 ..
1. 무언가를 공부할 때는, 무엇이 이야기되는지만큼이나 무엇이 이야기되지 않는지도 중요하다. ‘근대’가 어쩌고 ‘국민국가’가 저쩌고 할 때는 더 그렇다. ‘근대’와 ‘국민국가’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바로 여러 기억과 정체성 중 일부를 선택하고 나머지 일부를 버리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때 선택된 기억과 정체성은 대개 ‘정상’이 되고, 선택되지 않은 기억과 정체성은 ‘비정상’이 된다... 뭐 이렇게 생각하면 얼추 맞다. 그리고 그 ‘비정상’은 애초부터 없었던 것처럼 처리되기 마련이다. 2-1. 나는 역사 공부의 여러 역할 중 하나가 그렇게 사라져버린 ‘비정상’들을 다시 끄집어 내는 것이라고 믿는다. 바로 거기에, 지금의 팍팍한 현실을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