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8/07 (20)
Dog君 Blues...
0. 역사학의 사회적 의미를 고민하는 독서 중입니다. 오늘은 오항녕의 『호모 히스토리쿠스』입니다. 1. 역사학이 세상에 호출될 때는 언제인가. 대체로 사극 보면서 "이거 이거, 역사적으로도 이런 거야?”라는 질문에 대해서, “네, (엣헴-) 이건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는데, 저건 극적인 상상력이고, 그건 고증이 틀렸네요.”하는 정도 아닌가. 이건 좀 이상하다. 역사학이라는 학문이, 왼쪽에 사료 놓고 오른쪽에 사극 놓고, 다른그림찾기 하는 건 아니잖은가. 2. 물론 과거에 있었던 일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역사학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내 말은, 그게 다가 아니고 다른 것도 더 있어야 한다는 거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역사학이 단지 호고주의자의 전국지식자랑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에 대한 통찰..
1-1. 김학재는 『판문점 체제의 기원』에서 현재 한반도의 분단체제(저자가 ‘판문점 체제’로 명명한)가 정치적·군사적으로만 미봉된, 불완전한 평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진정한 평화상태를 논하기 위해 에밀 뒤르켐을 빌어와 ‘사회적 연대로서의 평화’를 제시한다. 결론이 본문만큼 구체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저자가 '사회적 연대로서의 평화'라는 말을 통해 정확히 무엇을 의도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전쟁이 없는 정도의 소극적인 평화가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전반적인 결속력과 이해력이 필요하다는 의미 정도가 아닐까 싶다. 평화니 통일이니 하는 것이 양측의 정치리더가 마주 앉아서 도장 찍는 것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회 구성원 전체가 평화..
1. 한국 사회에서 역사학이 차지하는 위치란 어떤 것일까. 요새 그 고민이 부쩍 커졌는데, 그러다가 해방 이후 한국 역사학의 궤적을 밟아보는 것이 먼저가 아니겠나 싶어서 골라든 책. 학문적인 성실함으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저자이므로 믿고 읽었습니다. 2. 저자는 한국의 근대역사학을 제도, 주체, 인식의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여기서 제도라 함은 역사를 담당하는 국가기관 혹은 각 대학의 사학과를 지칭하고, 주체라 함은 그 안을 채우고 있는 역사학자들의 면면과 그들 사이의 연결망을 지칭하며, 인식이라 함은 그들이 수행했던 역사학의 연구성과 내지는 사관史觀을 지칭한다. 그러니까 한국의 역사학은 그냥 그 자체로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제도와 연줄 같은 물리적인 조건들과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라는..
1. 예전에 서울에서 살 때는 책을 얼마 이상 살 수 없었다. 기껏해야 원룸이니 책을 보관할 공간이 마땅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책을 줄여야 했다. 주로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줬던 것 같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 서울을 나오면서 집도 많이 넓어졌고, 직장에도 책을 보관할 공간이 꽤 넓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최근 1~2년 동안은 정말 공간 걱정 하나도 안 하고 마음껏 책 샀다. (그런데 최근에 또 공간이 좀 부족해지기 시작...;;;) 책 정리법의 핵심은 어쩌면 ‘책 욕심을 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책을 사들이는 일이 애서가에겐 억누를 수 없는 본능과 같습니다. 이들에게 책 욕심을 버리는 일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겠죠. 책에 대한 욕망을 버릴 수 없다면 내가 가진 공간을 ..
1-1. 나는 덕후였다. 삼국지 덕후. 삼국지 게임도 많이 했고, 시중에 나온 삼국지연의도 버전별로 얼추 다 읽은 것 같다. 어지간한 등장인물의 자(字) 정도는 기본 소양에 속했고 프로필도 어느 정도는 꿰고 있었다. 어찌나 몰입했던지, 책상에 엎드려 자다가도 멀리서 누가 삼국지 이야기만 한다 싶으면 곧바로 눈이 떠지고 막 그랬다. 1-2. 나는 덕후다. 역사 덕후. 대학 진학을 앞두고 ‘평생 해서 질리지 않을 전공을 골라라’는 아버지 말씀에 사학과를 선택한 이후로 지금껏 단 한 번도 역사가 재미없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 능력부족을 탓한 적은 있어도, 재미가 없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그러고보면 역사학 언저리에서 먹고 사는 지금 처지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재미있는데 보람차기까지하고, 거기에..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서 3주만에 실외러닝을 했더니겨우 이거 뛰고 숨넘어가는 줄 알았다. 실내러닝을 계속했지만, 역시 실외러닝과 실내러닝은 완전히 별개라고 봐도 될 듯. 이래서야 어디 9월 하프코스 출전 목표 달성하겠나. 한편 누적거리 300km 돌파.
6월 13일.59분 59초로 11km 돌파. 마의 11km/h 벽 돌파.기록을 시작한지 꼭 한 달만이다. 기쁘다.
1. 열심히 달리고 있다. 오랫동안 책 읽고 공부하고 싶어서 운동 삼아, 그리고 뭔가 좀 달라질까 싶어서 살빼기 삼아. 달리기 와중에 들었던 몇 가지 일들을 메모삼아 기록해 두기로 한다. 2. Nike Run Club 앱으로 달리기를 기록하고 있다. 5월 14일부터 기록했다(그 앞은 그냥 패스...). Nike Run Club 앱은 실외와 실내 러닝을 모두 지원하는데 실외의 경우 정확도가 상당히 높다. 암밴드로 차고 달리면, 거리와 시간, 페이스 등을 상당히 정확하게 기록한다. 기록을 충분히 쌓으면 이런저런 보상(그래봐야 온라인으로만 있는 거지만)을 줘서 동기부여에도 꽤 도움이 된다. 차곡차곡 숫자가 쌓이는 걸 보면 꽤 기분이 좋다. 3-1. 문제는 실내. 손에 들고 달리면 실내에서도 거리와 시간, 페이..
0. 연구소에서 조교로 일하면서 석사과정을 보냈다. 학술대회가 꽤 잦았는데, 소장이었던 교수님은 늘 이렇게 말했다. “학술대회 발표만 다 챙겨들어도 최신 연구서 몇 권 읽은 거랑 진배 없다.” (참고로 그 소장님, 이 책에 실명이 나온다 ㅎㅎㅎ) 그 때만큼 학술발표를 집중해서 많이 들을 일이 없어진 지금은 독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국내외 1급 연구자들이 오랜 시간을 들인 연구와 고민의 결과물을, 나는 불과 몇십 분만에 읽어낼 수 있으니 아니 이보다 남는 장사가 또 어디 있나. 자, 여기 어느 역사학자가 자신의 연구생활과 문제의식, 그리고 그것의 변화과정을 적어놓은 책이 있다. 나는 오늘 또 독자로서 남는 장사를 한다. 1. 역사학자가 자신의 생애와 연구생활, 문제의식을 적어둔 이런 책, 참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