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은희경 (4)
Dog君 Blues...
1. 소설을 잘 몰라서 뭐라뭐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던져준 기대감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다. 내 친구 중에는 세상의 인연이 다 번뇌라며 강원도 어느 절로 들어가다가, 시외버스 안에서 군인 옆자리에 앉게 되어 두 달 만에 결혼한 애가 있다. 인연을 끊겠다는 사람이수록 마음 깊이에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강하다. 벗어나려고 하면서도 집착의 대상을 찾는 것이 인간이 견뎌야 할 고독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中 (p. 17.) 물론 죽은 사람에게는 내일이라는 시간이 오지 않지. 모두들 내일이 온다는 말을 희망이 있다는 뜻으로 쓰고 있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리라, 우리에게 내일은 있다, 내일을 향해 뛴다...... 그런데 내일이 오는 것, 그것이 어떤 사람에게 희망이라는 걸까? 나에게 내일이란..
1. 저기 써있는 말마따나 나는 참말로 '삶에서 버릴 것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내 모습이 있기 위해서는 그간 내 삶의 아주 작은 것들 모두가 영향을 끼쳐야 하기 때문이다. 2. 그런 점에서 역사학이라는 학문은 좀 냉정한 면이 있다. 과거에 있었던 일 중에서 중요한(혹은 그렇다고 생각되는) 것들만 살아남아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뭐가 중요하고 뭐가 안 중요한 건지 가끔 헷갈리는 나로서는 이런 자세가 지나치게 냉정하지 않나... 마 그리 생각한다. 3. 그렇기 때문에 소설책을 읽으면서도 작은 일 하나하나에 모두 애정을 잃지 않는 역사학도가 되어야겠다고 다짐 또 다짐. 4. 그나저나 은희경은 어떻게 이렇게 남자들의 세계를 잘 묘사한거지. 소설가라서 그런걸까 아줌마라서 그런걸까. 어쨌든 무다리 소..
0. 오늘부터 다시 근황을 기록하기로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매일매일의, 아니 적어도 며칠 만에라도 그때 그때의 기분과 감정을 기록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1. 상현씨와 함께 시작한 팟캐스트는 일단은 순항하고 있다. 오늘 현재 4회까지 업로드되었고 5회 녹음까지 마친 상황. 방문자수와 다운로드 횟수도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반응이 크다. 우리보다 훨씬 탄탄한 컨텐츠와 충실도를 갖춘 방송이 많은데도 이리 엄청난 반응이 오니까 솔직히 좀 많이 부담스럽다. 1-2. 관심만큼 기대도 덩달아 많아서일까. 아직까지는 호평보다는 악평의 비중이 높다. 대개는 핵심을 제대로 찌르고 들어가지 못하고 어설프게 겉도는 내용이 많다는 지적인데 내심 걱정하던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변명할 거리가 없는 것은 아닌데, 애초에 ..
"글이 잘 써지는 날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13월이라거나 제8요일 같은 것이다. 글이란 1년 내내 잘 안 써지게 돼있다. 커튼을 내리고 있으면 게으르거나 무기력해지기 쉽고 그렇다고 활짝 열어놓으면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햇빛이 환하고 맑은 날엔 산만해지기 마련이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기분이 가라앉아 글이 잘 풀리지 않는다. 기분 좋은 소식이 오는 것도 반길 일이 못 된다. 기분 좋은 생각이란 한번 머리 속에 들어오면 좀처럼 다른 생각에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반대로 안 좋은 소식이 왔다면 그건 말하나마나이다. 기분 나쁜 날 글이 잘 써질 정도로 인생에 의외의 일이 자주 있는건 아니니까. 더구나 의외라는건 주로 나쁜 방향에서 찾아오는 법이다. 모든 상황이 이것처럼 고통스럽게 돌아가는데도 작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