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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0. 한 2년 전부터 (그 전까지는 평생 나와는 별 관련 없을 줄 알았던) 영화 쪽과 접점이 많아지는 중이다. 영화를 보는 횟수도 부쩍 는 것은 물론이고, 생애 첫 등재후보지 투고 논문도 영화사 논문이 되었으니까. (물론 내 이름을 올린 게 민망할 정도로 공저자의 역할이 더 큰 논문이었다.) 뭐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그 때부터 영화 관련된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 이동진에 대한 관심도 그런 맥락 속에 있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1-1. 인터뷰라는 작업은 얼핏 보면 무척 쉬워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어떤 분야보다 지난하고 어려운 작업이다. 굳이 예를 들자면, '구술사'가 비슷한 분야라고 하겠는데, 재작년에 제대로 된 구술사 프로젝트 한 건 진행하면서 아 이게 정말 장난이..
1. 석사 끝나고 나서 (박사과정까지 포함해서) 몇 해 동안 내 취향에는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논문 심사를 마치는 날 첫 애플 제품(아이폰4)을 샀고, 그 즈음에 핸드드립커피를 맛 보았으며, 작년부터는 영화와의 접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2. 아이폰은 뭐 그냥 그렇다 치고... 달달한 믹스 커피나 먹을 줄 알았던 내가 커피의 신맛을 발견한 것은 신대륙 발견!...까지는 아니지만 할튼 좀 놀라운 발견 중 하나였다. 남들에 비해 탁월하게 둔한 미각의 소유자라서 그런지 이런 식의 맛 발견은 늘 놀랍다. (사진의 날짜를 확인해보니 그 날은 2010년 11월 23일이었다.) 3-1. 영화에 별 관심이 없는 내가 친구의 조언 한 마디에 어떤 영화평론가의 팬을 자처하게 된 것도 확실히 의외였다. 좀 더 정확히는 ..
3월 25일 새벽 2시, 나는 인천 송도의 한 모텔방에... 혼자 있었다. 이 날의 전격적인 송도행은 내가 지상현씨의 강력한 꼬드김을 못 이기는 척 넘어가는 것으로 성사된 것이었다. 송도신도시는 '유령도시'라는 약간 비아냥 섞인 별명답게, 일요일 밤길을 걷는 행인을 발견하는 것이 무슨 봄소풍 보물찾기 같은 곳이었다. 어쨌거나 그간 송도 출장이 비교적 잦았던 지상현씨 덕분에 숙소로 잡은 곳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임에도 무척이나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했다. 조용한 분위기에 과히 비싸지 않은 숙박료 등등이 무척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다음에는 어떻게든 남자랑 둘이 오는 사태만은 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니, 그러고보니 원래 하고 싶었던 얘기가 송도 이야기는 아니었다, 참. 어쨌거나 이 날 새벽 방송을 끝으로 '이동..
평소의 나는 영화와는 참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이상하게도 영화와의 인연이 생겨났다. 일단 2학기에 들었던 영화사 수업 때문에 하반기 내내 영화를 보았는데, 아마도 이것은 올 상반기 중에 한 편의 연구논문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마 그런 생각이 좀 들기는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경험을 꼽자면 역시 이 남자, 이동진을 빼기가 어렵겠다. 그에게 관심을 처음 가진 것은, 평소 내게 고언(苦言)을 아끼지 않으며 상당한 영화애호가이기도 한 나의 벗 ㅊ은 내게 "너의 역할모델은 이동진이야."라고 말한 것을 계기였다. 이미 영화평론계에서는 대중적 인기까지 폭넓게 누리는 사람이지만, 나야 영화에 관심이 별로 없었으니 알리가 있나...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뭐라도 하나 선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
새벽에 집에 들어가는 길에 라디오를 듣다가, 문자로 사연을 보냈는데 그게 방송을 탔다. 어흥어흥어흐흐흐흐흐흐. 더불어 신청곡도 나왔다. 어흥어흥어흐흐흐흐흐흐. 라디오를 좀 더 열심히 들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글이 잘 써지는 날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13월이라거나 제8요일 같은 것이다. 글이란 1년 내내 잘 안 써지게 돼있다. 커튼을 내리고 있으면 게으르거나 무기력해지기 쉽고 그렇다고 활짝 열어놓으면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 햇빛이 환하고 맑은 날엔 산만해지기 마련이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기분이 가라앉아 글이 잘 풀리지 않는다. 기분 좋은 소식이 오는 것도 반길 일이 못 된다. 기분 좋은 생각이란 한번 머리 속에 들어오면 좀처럼 다른 생각에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 반대로 안 좋은 소식이 왔다면 그건 말하나마나이다. 기분 나쁜 날 글이 잘 써질 정도로 인생에 의외의 일이 자주 있는건 아니니까. 더구나 의외라는건 주로 나쁜 방향에서 찾아오는 법이다. 모든 상황이 이것처럼 고통스럽게 돌아가는데도 작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