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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역사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인간이란 너무 작은 존재입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도 별 대단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늘 분투합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자기 능력껏 해내려고 부단히 애쓰죠. 저는 인간의 위엄이란 바로 그것에서 비롯한다고 믿습니다. 학부 시절에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인생'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게 역사란 우리 개개인의 삶과 무관해 보이는, 어떤 거대하고 도도한 흐름이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저는 이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비로소, 역사는 우리 각각의 이야기여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제게 역사란 과거에 대한 막연한 낭만[好古主義]이 아니라 각각의 삶을 살아가는 각각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이..
문과와 이과로 크게 나뉘는 한국의 교육체계를 기준으로 하면 나는 과학과는 퍽 거리가 먼 사람이다. (과학의 언어라고 할 수 있는) 수학을 2차함수에서 포기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물리-화학-지구과학-생물 순으로 한 과목씩 포기하면서 어른이 됐기 때문이다. 그랬던 내가 몇 년 전부터 과학책에 손을 대고 과학 팟캐스트를 즐겨듣게 된 건 꽤 놀라운 일입니다. 아마도 시험의 압박이 없다는게 가장 큰 이유일 거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과학을 알면 내 주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제가 누리는, 실내난방을 하고 스마트폰을 보고 컴퓨터를 사용하는 보통의 일상 대부분이 과학의 발전 덕분에 가능한 것들이니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은 무척 크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가 누리..
처음 들었을 때는 좀 시큰둥했다.그냥 가을방학 같은 노래구나 했다. 찬바람에 곱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집에 들어오는 길에 이 노래가 나왔다. 지나간 것들이 자꾸 생각나고,두고온 것들이 새삼 아쉬운밤. 그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나도 놓지 않아...야 했는데, 먼저 포기한 것은 나였었고.먼저 손놓은 것도 나였구나.
매장의 매대에선 암만 찾아도 안 나오길래 카운터에 물어보니 점원이 뒤쪽 서랍에서 주섬주섬 이걸 꺼내주었다. 원래 커버사진하고는 좀 다른 것이... 아 이런걸 사인CD라고 하나? (페이스북, 2011년 8월 3일)
간지 폭발. (페이스북, 2011년 3월 13일)
내 가슴을 요동치게 만드는 남자, Eric Clapton.저 불빛 속에 그가 있다. Eric Clapton Live in Seoul 2011. (페이스북, 2011년 2월 20일)
1. 아무리 찌질한 놈이라도 저 나름의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는 법이고, 가끔 그게 불현듯 떠올라서 쓸데없이 센치해지고 소주도 빨고 안주도 씹고 하는 그런 날이 있다. 그러고 그날을 되씹으면 어김없이 이불에다 하이킥레그킥니킥을 날리게 되지만 그래도 잊을만하면 그런 날이 온다. 2. 나처럼 찌질한 놈을 위해 맞춤작곡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던 브로콜리 너마저의 데뷔EP가 얼마 전에 다시 나왔다. 이제는 잘 나가기가 경부고속도로를 140km로 달리는 중형세단 같은 브로콜리 너마저이지만, 10년이나 전에 냈던 이 앨범을 다시 들으면 소리들도 뭉툭하고 잘 섞여있다는 느낌도 확실히 덜 하다. 그래, 브로콜리 너마저 멤버들 역시 이 앨범을 들으며 이불에다 하이킥레그킥니킥을 날릴지 모르겠다. 3. 그런데 그게 이 ..
DOS 시절에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메모리'에 대한 교양이 필수였다. config.sys나 autoexec.bat에 dos=high, umb device=c:\...\himem.sys 같은 줄들을 써넣고 옵션을 켰다껐다 파일을 몇 개를 넣었다줄였다, 게임 하나를 하려고 오만쑈를 다 했다. (어스토니시아스토리나 울티마7처럼 유독 메모리 관리에 애를 먹인 게임들이 꼭 하나씩 있었다.) 그 난리를 치고서 실행하는 게임이래봐야 16컬러에 도트는 우둘투둘하고 음악도 옹색한 미디 음원. (미디 음원이라는게 참 웃겨서, 사운드카드 설정에 따라 음색이 약간 달라진다;;;) 각설하고. 그렇게 했던 게임 중에서 딱 하나만 남기라면 나는 무조건 '대항해시대2' 꼽는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이걸로 세계지도 외웠다는 사..
요 며칠 이 노래가 유독 좋다.어쩐지 봄하고도 어울리는 것 같고.
출근길에 눈이 오는 걸 보고 있자니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