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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2002년에 나온 『광야』를 새롭게 쓴 것입니다. 『광야』에서 밑줄 그었던 부분과 『그들이 있었던 곳』에서 밑줄 그은 곳이 꽤 비슷한 것을 보니 '광주'에 대한 제 마음도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 벌의 옷에 생명의 즙이 고여 있음은, 옷을 만드는 이는 안다. 작업장에 들어가면 포르말린 냄새가 코를 찌른다. 원단 더미에서 나는 냄새다. 한여름에는 섭씨 40도를 웃돈다. 겨울에는 덧버선을 두 개씩 포개 신어도 동상에 걸린다. 그 속에서 몸이 망가진 동생은 노동의 능력을 잃고 볕 없는 방에서 홀로 투병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열여섯 살밖에 안 된 어린 처녀였다. 프레스 작업을 하는 이들은 손가락이 자주 잘린다. 철판을 강타하여 절단, 압축, 조형하는 프레스에는 안전장치가 있으나 사용주는 작업..
가장 잔혹한 신은 역사의 여신 클리오라고 하지요. 클리오의 전차 바퀴는 거대한 사회적 변화와 역사적 진보에 뒤쳐진 이들을 가혹하게 짓밟고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했다는 이 말은, 자본의 축적과 사회의 성장이 누군가의 희생 위에 있으며 인류의 역사적 전진 또한 수많은 희생 위에서 가능하다는 뜻으로 독해됩니다. 그 희생이란 아마도, 하루하루를 고단히 살아가는 우리 같은 평범한 직장인들의 것이겠죠. 우리 같은 장삼이사가 역사를 공부할 때, 현실자각타임이 종종 오는 것도 그 때문일 겁니다. 어느 문명의 흥망성쇠니 어느 황제의 통치정책이니 어느 국가의 성공 비결이니 하는 것들과 우리의 일상은 유관장 삼형제의 영웅담과 장팔사모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모가지가 뎅겅뎅겅 잘려나가는 황건적 졸병의 운명만..
진정한 진보를 꿈꾸는 시민이라면 한국 현대사라는 옷의 첫 단추가 왜, 어디서부터 잘못 끼워졌는지 그 구체적인 궤적을 반드시 직시해야 합니다. 날조된 신화에 맞서 역사적 사실과 근거로 당당히 반박할 수 있는 힘이야말로 우리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상식이자 자부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대한민국이라는 시스템의 시작이자 거대한 오류의 시발점이기도 한 역사의 중심에는 누가 서 있을까요? 바로 이승만입니다. 이 책은 이승만이라는 날조된 건국신화를 넘어서는 '진보를 위한 첫 번째 대한민국사'입니다. (7~8쪽.) 우리는 6월 1일이 왜 '의병의 날'인지 안다. 1592년 임진왜란의 불길 속에서 홍의장군 곽재우가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충일은 어떠한가? 국가 공식 기록은 '망종(亡種, ..
애초에 일본 제국주의가 없었다면, 우리 민족이 연해주까지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애초에 일본 제국주의가 없었더라면, 그 침략적 제국주의가 러시아와 한판 대결을 붙지 않았더라면, 연해주에 러시아가 지금까지 눌러앉아 있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우리 민족의 역사인 고구려와 발해가 과거 약 천 년 동안 오늘날의 랴오닝과 만주, 연해주에 자리 잡았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초기에 만주 지역과 연해주 지역으로 이동한 한국 사람들의 상황은 고구려, 발해의 영광과는 완전 딴판으로 고생문이 훤하게 열린 것이었다. (168쪽.) 그런데 이렇게 분단 되어 상극(相剋)의 발전을 보이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일본의 침략적 제국주의가 만든 나라의 분열이었다. 애당초 일본이..
김옥균 등 개화파는 우정국郵政局이라는 근대적 우편제도를 도입·실행하는 기관을 설치하고자 했다. 핵심은 당시 지방관직제도에서 왕이나 중앙 관료의 명령이 서원이나 지방 유림을 거치지 않고 직접 도달하게 하려는 것으로, 여기엔 세도가 문벌 가문 노론에 의해 좌절된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 조치를 혁명적으로 부활시키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민영환을 위시한 여흥민씨 삼방파가 이를 잠자코 지켜봤을리 없다. 이때 등장한 인물이 바로 우봉이씨 집안에 제사를 모시기 위해 양자로 들어간 뒤 과거에 장원급제까지 한 이완용이다. 민영환은 이완용을 내세워 '해방영'이라는 희한한 군사 조직을 만들고, 김옥균, 서재필을 위시한 개화파를 배척해버린다. 이에 갑신정변이 일어나고 모두가 알다시피 청나라에 의해 좌초되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