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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0. 2009년 벽두에 용산 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농성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5명의 농성자와 1명의 경찰특공대가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비현실적인 이주보상비에 이주 불가 입장을 고수한 일부 주민들은 한 건물 위에 망루를 짓고 농성을 개시했다. 불과 25시간만에 경찰특공대가 투입되었다. 이 과정에서 망루에 화재가 발생했고 농성 중이던 농성자 5명과 경찰특공대원 1명이 사망했다. 1-1. '두개의 문'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방식은 역사학자의 그것을 닮아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인터뷰와 (경찰 채증 영상을 포함한) 현장 영상, 재판 과정에서의 경찰 측 진술 등을 종합하여 당시의 상황에 관한 최대한 많은 사실의 조각들을 늘어놓는다. 1-2. 이 과정에서 나레이션은 전혀 삽입되지 않고 자막 역시 일..
1. 며칠씩이나 밀린 것을 몰아서 쓰려니 이것도 고역이구만. 기억도 잘 안 나고. 2. 일본어학원은 결국 이 주 내내 쨌고 기타레슨은 연장을 포기했다. 전자는 내 게으름과 몇가지 일정 때문(으로 핑계를 만들어보자)이고 후자는 돈이 없어서... ㅠㅠ 돈 좀 쥐었던게 불과 몇 주 전인데 벌써... 역시 나 한정치산자 맞는거 같다. 3-1.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받은게 몇 년 전이었더라... 석사 1기 때였나 그 즈음에 어느 노교수님께 받은 것인데 전체 10권 중에 이빨 빠진 것처럼 6권이랑 8권이 빠져있는 것을 이제서야 읽어보겠답시고 손에 들었다. 89년에 나온 책이라 종이도 누렇게 변하고 맞춤법도 20년전의 그것대로. 3-2. 똑같이 사람에 대해 글을 쓰는 인문(人文)학이라고는 하지..
1. 박정희. 정말 쉽지 않다. 남자이름인지 여자이름인지 헷갈리기도 하거니와 (박정희와 육영수의 결혼식에서는 신랑 육영수군과 신부 박정희양...이라고 소개되었다는 재미없는 일화가 있다;;;) 그가 남긴 유산의 영향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ㅅㅂ 졸라게 뜨거운 감자다 이거지. 2-1. 박정희시대에 대한 접근법은 크게 정치경제적 접근과 사회문화적 접근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자의 것이 어려운 정치철학이나 난무하는 표와 그래프를 사용하는 방식이라면 후자는 박정희가 집권 내내 의지했던 물리력과 독재이데올로기의 퇴행적 성격을 밝히는 것으로 정리된다. 2-2. 이 책은 양쪽 모두에서 쟁점을 물고 늘어진다는 점에서 그 폭이 매우 넓다. 폭만 넓으면 깊이가 얕아지기 마련인데 마땅히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선언적인 수준에..
1. 제자로서 지도교수님의 책에 대해 이러저러 말하는건 좀 주제넘은 일인 것 같지만 책의 주제가 지금도 가장 관심이 많이 가는 주제인지라 그냥 넘어갈래야 넘어갈 수가 엄따. 뭐... 어마어마한 정보가 넘쳐나는 인터넷 세상이니 눈에도 잘 안 띄는 이런 서평 하나 쓴다고 선생님께 덜커덕 걸릴 것 같지도 않고... ㅋ 2. 보통사람들이 어쩌고 학살이 어쩌고 일상이 어쩌고 하는 글을 읽을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관점은 둘이다. 전지적 연구자 시점과 일인칭 동네사람 시점이라고 말하면 말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읽어서 무슨 뜻인지는 아니까 이 정도 표현으로 타협짓고 넘어가자면. 3-1. 역사학을 연구하는 학자라면 응당 전지적 연구자 시점을 택해야 하는데 그 내용과 결론은 사람마다 좀 다르기는 하지..
1-1. 지난 해에는 초여름부터 초겨울까지가 요 근래 보기 드물 정도로 상태가 메롱메롱한 상태였는데 특히 늦여름 이후부터는 가히 멘붕 직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계속되었고... 1-2. 상황이 그러하다보니 대학원에 두고 온 공부 생각도 좀 나고 막 그랬는데 마침 도올 김용옥이 EBS에서 중용 강의를 했는데 짤리고 뭐 어쩌고저쩌고 하는 일들이 생겨서 그럼 그거나 찾아볼까 했는데 2011년판 중용 강의는 없고 2004년판 한국사상사 강의가 있네. 꿩 대신 닭이고 이 아니면 잇몸이니 그거나 다운받아보자 싶어서 챙겨봤는데... 2. 도올 김용옥이야 이름만 많이 들어봤지 글을 읽어본 적도 강의를 들은 적도 없...는건 아니고 예전에 도덕경 강의만 띄엄띄엄 본 기억이 나는 정도에 불과해서 그이의 사상에 대해서 아는..
1-1. 중세 서양철학에서부터 내려오는 비유 중에 'Buridan's ass'라는게 있다. '뷔리당의 궁뎅이당나귀'란 뜻인데 이게 뭔고 하면 양쪽 길 끝에 당근(이나 건초)을 두고 갈림길에 배고픈 당나귀를 세워두면 얘는 양쪽에서 졸라게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굶어죽을거라는 뭐 한귀로 들으면 말도 안 되는거 같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딱히 틀린 것은 아닌 이야기. (한국사회는 주로 점심메뉴를 고를 때 이런 상황에 봉착하곤 한다) 1-2. 그래서 평소 지론 중 하나는 쓸데없이 고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따라서 양쪽 사이에서 고민하느니 뭐든 하나 선택해서 밀어붙이는게 더 낫다는 것도 또 하나의 지론. 일단 하나 골라서 해봐야 똥인지 된장인지도 알 수 있는거고 시간낭비도 최소화할 수 있는거 아니냐. 졸라게 계획만 세..
1. 이런저런 구구한 정당화야 해봐야 구차하기만 할테니 그런건 나아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꼼꼼한 성격도 아니고 더욱이 착실하지도 못한 성격이고 게다가 다소 비관적인 인생관까지 갖고 있다보니 조직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참말로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다. 우유부단한 성격에 몇 가지 결정적인 실수까지 겹치면서 이거 완전 민폐만 가득한 나날이었다. 2. 처음 들었던 생각은 아,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처음 하는 일이다보니 결과물은 항상 갈피를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었고 시간 많이 들여 일하고도 제대로된 성과를 남기지 못하는 일의 연속이었다. 3. 밀려드는 일을 처리하고, 격식 갖춰 서류 정리하고, 책 찾아 자료 정리하고, 굳은 머리 주물러 디자인하고, 글쓰고, 퇴고..
1-1. 석사를 마칠 즈음 계속 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하였다. 학위논문을 쓰면서 스스로의 부족함도 많이 느꼈거니와 GRE를 준비하며 돌아본 (역사공부에 필수라 할만한) 외국어실력도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틈틈이 하던 일에 GRE 공부까지 겹쳐 하루하루 허덕대던 끝에 목표한 점수를 얻어냈지만 시험을 보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어쩌면 내 길은 공부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1-2. 능력 문제도 있었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돈이었다. 어찌어찌 학비까지는 집에서 보태어주셨지만 그 외에 대학원생의 수입이래봐야 뻔한 것이었다. 연구보조원하면서 매달 나오는 60만원이 조금 못 되는 돈으로 3년 반을 버텨냈다. 가외수입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지금 생각해보면 좀 기특하기도 하다. 그 돈으..
1. 홍대 앞에 만복국수집이라고 있다. 자주 가던 집은 아니고 예전에 언젠가 눈이 미친듯이 오던 날 내 앞에 앉은 선배 커플의 염장질을 바라보며 막걸리를 홀짝이던 기억이 있는 곳이다. 국물이 참 괜찮은 곳인데 멸치냄새 풀풀 나는 것이 적어도 다른 곳에 비해 조미료 확실히 덜 쓴 것 같아 좋은 곳이다. 2. 세미나 마치고 우울한 남자 셋이 둘러앉아 막걸리를 들이켰다. 나이 서른에 석사를 마치고 유학을 준비했(하)고 그 모든 것들이 다 잘 안 풀리는 남자 셋이 앉아 막걸리를 들이켰다. 유부남 ㅈ은 연애남 ㅈ과 내게 뭔가 대단한 확신을 기대한 듯 했지만 미안하게도 우리 둘에게도 그런 것은 없었다. 안 풀리기는 우리도 마찬가지잖아요. 3. 폼나게 유학갔다가 때깔나는 미국박사 되어 돌아오고픈 욕망을 사뿐히 즈려밟..
1. 요즘 들어 부쩍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데 누구냐면... 스윙걸즈에 나왔던 수학선생(타케나카 나오토 분). 스윙걸즈는 유쾌한 영화임에도 보고나면 어딘지 모를 씁쓸함 비슷한 뒷맛이 남는데 아마도 이 사람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고 싶은 것'과 '잘 하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는 이 사람. 묘한 기시감이 들지 않는가. 2. 다분히 결과론적으로 끼워맞추기식 회고를 하자면 '역사학'에 대한 내 관심은 유년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형편이 절대 다른 집에 비해서 나은 편이 아니었던 우리집에도 어찌 된 일인지 웅진출판 위인전 전집은 있었고 더불어 이희재가 그린 18권짜리 한국의 역사도 있었더랬다. (감수를 맡았던 변태섭 선생의 위엄은 대학원에 와서야 조금 알았다.) 예나 지금이나 할 것도, 볼 것도 별로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