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진주 (7)
Dog君 Blues...
1. 분명 일기는 매일 써야 하는 것인데 거의 빼놓지 않고 번번이 밀리고 있다. 일기가 아니라 점점 주기(週記)나 순기(旬記)가 되는건 아닌가... 2. 기타 레슨은 연장하기로 했다. 무심한듯 불성실한듯 좀 아리까리하게 만드는 선생인데... 이거... 생각 외로 도움 많이 된다. 그렇지 않았으면 내가 무슨 재주로 에릭 클랩튼 노래를 카피해보겠냐고. 3. '동아시아의 비판적 지성' 시리즈를 드디어 '다' 읽었다. 일전에 연구소에서 함께 일했던 L선생님의 선물로 받은 것인데 한권이 빠져서 내가 가진 것은 총 5권. 맥락을 몰라서 전체 내용의 한 5%나 이해했을라나... 싶어서 몇몇 논문은 한번 정도 더 읽어야지 않겠나 싶다. 4-1. 어제는 집에 다녀왔다. 가깝지 않은 거리인데도 토요일 새벽에 내려가서 다시..
1. 하루이틀 미루다보니 벌써 열흘째 일상을 정리하지 않았다. 놀랍고 자시고를 떠나서 이건 반성할 일이다. 아니 벌써부터 흐트러지면 어떡해. 2-1. 지난 열흘간 조희연의 '동원된 근대화'를 읽었다. 조희연이 이 책을 쓰면서 논쟁을 벌인 당사자인 임지현 선생님을 직접 모셨던 입장이다보니 적절히 감정이입도 되고 내 전공인 시대이기도 하고 해서 참 잘 읽혔다. 2-2. 정확한 내 느낌이야 서평 형식으로 정리해서 따로 올려야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느낌이다. 대중독재론과 벌였던 몇번의 격렬한 논쟁을 통해 박정희 시기를 바라보는 진보적 시각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한 느낌이랄까. 책이 길다보니 내용상으로 좀 중언부언하는 느낌이 있는거 빼면 좋다. 출근하면서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출근해서 글 올려봐야겠다. 2-3...
1. 뭔가 좀 남는 것 없고 살짝 좆ㅋ망ㅋ분위기도 있었던 2011년을 후다닥 마무리하고 이제 2012년 그리고 서른한살을 맞이하얏다. 배스킨라빈스31을 먹는 퍼포먼스와 함께 시작된 2012년. 맡은 일도 거의 마무리되어 가는 이 단계에서 2012년을 준비하는, 하지만 절반도 채 지키지 못할 것이 거의 확실한 몇 가지 포부를 정리하야 추후 중간점검의 도구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가지 머리에 떠오르는대로 후다닥 정리 좀 해야 쓰것다. 2. 2012년의 첫 목표는 외국어 공부. 일단은 일본어와 영어. 일본어는 일상적인 텍스트라도 좀 읽을 수 있게, 영어는 말하는 것이든 쓰는 것이든 어떤 식으로든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까지 단련해보고 싶다. 할 줄 아는 외국어가 있다는 것은 내가 아는 세계가 정확히 곱절..
1. 지난 주말 通統筒 사람들과 답사를 다녀왔다. 출발하기 10분전까지 답사인걸 까맣게 잊고 있다가 전화받고 허겁지겁 달려가느라 시간은 시간대로 늦고 준비물도 다수 빼먹은, 출발부터 많이 삐걱거린 답사. 카메라를 못 챙긴 덕에 첨부된 사진은 전부 다 동행들이 찍은 것. 여기에 올려도 다들 별 말씀 없으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2-1. 거제도하면 역시 포로수용소. 순식간에 10여만명의 포로가 들어찬 거제포로수용소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도시였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또 하나의 작은 한국전쟁을 치뤘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그냥 넘기기는 어려웠겠지. 2-2. 한국전쟁에 대한 고전적인(이라고 쓰고 '반공주의적인'이라고 읽는다) 해석으로 가득한 포로수용소는 역사학자와 대중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여실..
1. 진주시내에서 221번이나 33번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사천시와 접하고 있는 강주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내가 유년시절을 보내기도 했던 그 마을에는 인근에서도 잘 알려진 연못이 있는데 따로 이름은 없고 그냥 다들 '강주연못'이라고들 부른다. 2. 몇년전까지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던 동네 산책로 정도로 유지되었는데 언젠가부터 관리가 소홀해지고 황소개구리까지 범람하면서 먹이사슬이 파괴되고 결국 물도 거의 말라버린 채로 방치되고 있던 것을 시에서 상당한 돈을 들여 대대적으로 재정비사업을 추진한 끝에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로 거듭났다. 이번에 가보니 축제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좀 묘하긴 했다. 3. 유년시절의 추억이 여럿 얽혀있던 곳이라 내게 이 곳은 사적지나 관광지라는 느낌이 ..
1. 진주MBC사옥에서 진주역 방면으로 가는 길인 새벼리길을 지나다보면 왼쪽으로 갈색의 팻말이 하나 서있다. 전국 최초의 백정해방운동이었던 형평衡平운동을 이끌었던 백촌栢村 강상호姜相鎬 선생의 묘소다. 불과 몇년전까지만 해도 주인없는 무덤 마냥 방치되어 있었던데다가 정비 이후에도 정기적인 관리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내가 찾았을 때는 잡초가 무성했다. 2. 강상호는 1887년 경남 진주에서 강재순의 4남 1녀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강재순은 정3품 통정대부를 지내기도 한 천석꾼으로 부유한 가정환경 덕에 강상호는 일찍부터 신학문에 눈을 뜰 수 있었다. 진주는 전통적으로 경상우도 학맥의 중심이었고 당시에는 축산업과 면포생산의 중심지로 신문물의 유입이 활발했다. 1910년에 진주에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여학생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