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한국의 논점 2019 (고한석 외, 북바이북, 2018.) 본문

잡冊나부랭이

한국의 논점 2019 (고한석 외, 북바이북, 2018.)

Dog君 2019. 1. 1. 16:09


1. 제목에는 2019년을 콕 집었지만 꼭 2019년만을 위한 전망이라기보다는 향후 몇 년에 대한 전망에 가깝다. 평소에는 절대로 때와 시기에 맞춘 독서 같은 거 안 한다만 (그래서 주간지나 월간지를 거의 안 읽는다.) 어쩐 일인지 이 책을 사서 보게 됐다. (정확한 이유는 기억이 안 난다.) 이런 기회라도 일부러 만들어야 역사학 외의 다른 분야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그나마 생기는 것도 같다.


(…) 소셜미디어의 발전과 맞물리면서 과거에는 수일에서 수개월이 걸렸을 허위 정보의 유포가 반나절 만에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이를 검증해 반박하는 팩트체크 정보도 그만큼 빨리 유포될 수 있다. (…) 

  2019년에 ‘가짜뉴스’는 어떻게 될 것인가?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허위조작 정보를 규제하려는 정부의 방침이 여전히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갈등을 부르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가짜 정보가 주목을 받을 것이다. (…) 가짜뉴스의 호칭이 어떻게 되든 허위조작 정보는 계속 문제가 될 것이고 이에 대응해 팩트체크 역시 계속 주목받을 것이다. ‘가짜뉴스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준일, 「가짜뉴스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189~191쪽.) 


  그렇다면, 유기 농업의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농약은 좋은 곤충이나 세균뿐만 아니라 나쁜 세균이나 기생충을 포함한 뭇 생명을 파괴한다. 화학 비료는 토양, 하천을 비롯한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린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생명의 질서가 깨지고 결국 그 질서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류의 지속가능성까지 위협을 받는다. 

  유기농은 “면역력을 높여주는” 만병통치약이어서가 아니라 이렇게 생태계의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옹호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유기농 먹을거리가 어느 순간에 “안전하고” 심지어 “몸에 좋은” 먹을거리로 둔갑해 있다. (…) 

  유전자 변형GM 먹을거리를 둘러싼 논란도 비슷하다. GM 옥수수나 콩을 직접 섭취했을 때 인체에 얼마나 위험한지는 불확실하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 GM 작물은 애초에 존재했던 토종 작물의 생태계를 교란한다. 

  혹자는 이 대목에서 GM 작물이 토종 작물과 비교했을 때 인체에 해가 없고, 심지어 병충해에도 더 잘 견딜수 있다면 그런 교란이 무슨 문제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만약에 전 세계 옥수수가 특정한 방식으로 유전자 변형된 (유전적으로 같은) 한두 종자로 통일되었을 때, 그런 GM 옥수수에 치명적인 병충해가 번진다면 어떻게 될까? 

(…) 설사 GM 작물이 인체에 피해가 없더라도 이런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반대할 수 있다. (강양구, 「진짜 좋은 먹을거리의 조건」, 341~343쪽.) 


2. 가장 눈에 꽂혔던 것은 아래의 두 부분. 학계와, 그리고 그 학계를 채워나갈 연구자들의 미래에 대한 예감 같은 것이 들었다. 지식과 부의 관계에 대한 전혀 다른 두 가지 작동방식을 말하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작동방식은 확실히 위쪽이다. 하지만 그게 언제까지 갈지는 잘 모르겠다. 새로 등장하는 지식생산자(연구자)가 어느 쪽을 택할지 너무 명확하잖은가. 안으로나 밖으로나, 지금대로 가면 학계는 결국 사멸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며 좀 슬프기도 했다.


  스마트시티의 성공과 더불어 완성을 위해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가 있다. 정보를 받고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물론, 정보로 발생한 부를 제대로 분배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페이스북과 아마존은 시민의 정보를 기반으로 부富를 창출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 엘저비어Elservier 출판사는 논문을 통하여 부를 창출하지만, 정작 논문을 쓴 학자에게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학회지에 논문을 게재하려면, 학자는 아이러니하게도 게재료를 지불해야 한다. (…) 스마트시티에서 부의 원천이 정보라면, 정보를 주는 사람에게 부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상호, 「스마트시티의 현재와 앞으로 가야 할 길」, 304~305쪽.) 


(…) 2018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동영상 콘텐츠의 95% 정도가 유튜브를 통해 유통된다. 그러다 보니 실제적으로는 동영상 플랫폼이 아닌 지식 정보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검색, 디지털 음원, 방송콘텐츠 등 인터넷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 유튜브가 성장한 데에는 (…) 계속해서 생산자를 위한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맥락도 중요하다. 2004년 이후 유튜브는 광고 수익을 생산자와 배분하는 데 애썼고, 2018년 기준 광고 수익 외에 유료 구독형이나 크리에이터에게 팬이 직접 기부하는 형태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제공한다. (차우진, 「유튜브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는 개인의 등장」, 373~375쪽.)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