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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일기 1 - 렘브란트 공원 본문

잡事나부랭이

네덜란드 일기 1 - 렘브란트 공원

Dog君 2019. 4. 7. 01:24

  네덜란드 생활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는 숙소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공원이 있다는 것이다. 이름은 렘브란트 공원(Rembrandt Park)이고, 숙소 현관문에서 걸어서 3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바로 옆 블럭이니까...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침마다 조깅을 하고, 출퇴근길에도 가급적이면 이곳을 지나간다. 미세먼지 걱정이 없으니 날씨만 좋으면 주말에는 하루에 두어번씩 산책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마음에 드는 곳이다.


  네덜란드 생활이 오래된 친구 말로는 암스테르담 중심가에 있는 공원에는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별로라고 하는데, 여기는 중심가에서 꽤 떨어진 곳이라 그런지 관광객이나 나 같은 뜨내기는 거의 없고 동네 사람들이 주로 오간다. 평일에도 출퇴근하는 자전거들(자전거도로로 딱이다)과 산책하는 사람들,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말에는 더 많은데, 햇볕이 좋은 주말이면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잔디밭에 모여앉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조금 의외였던 것이 세 가지 있다. 하나는 의외로 젊은이들의 비중이 높다는 것. 한국에서 공원 산책이라고 하면, 노부부, 개와 주인, 유모차 끌고 나온 부부, 요 세 부류가 대부분이었던 것 같은데, 여기는 거기에 더해서 젊은이들이 굉장히 많다. 주말에 돗자리 깔고 일광욕 하는 사람은 거개가 30대를 넘지 않는 젊은 사람들이다. 잔디밭에 앉아 맥주 한 캔 혹은 담배 한 대 맛있게 피면서 휴식을 즐기는 모습이, 나에게는 좀 낯설다.



  두 번째는 담배. 기분 탓인지 모르겠는데, 여기 사람들은 담배를 굉장히 많이 피는 것 같다. 특별히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도 않는 것 같고, 길 가면서도 담배를 많이 핀다. 공원에서도 말할 것 없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담배에 대해서 별달리 과민하지 않았지만... (담배 피는 사람과도 연애할 때도 별달리 그것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오히려 나는 그런게 좋던걸... 부끄...) 뭐 암튼 많이 핀다. 며칠 전에는 기차 좌석에 앉아서 담배를 마는 것을 보기도 했다. 주머니에서 담배잎 한 줌 꺼내 능숙하게 담배를 마는 건 참 경이롭더마... 한국에 비해서 냄새도 별로 안 나는 것 같다. 뭐 이것도 이것도 기분 탓이겠지.



  세 번째는 취사. 작은 그릴을 가져와서 고기를 구워먹는 사람들을 봤다. 한국 같았으면 당장에 신고 들어갔을 일이다. 집주인인 토니 말로는 그것도 렘브란트 공원이 시 외곽에 있기 때문에 허용되는 거지, 시 중심부에 있는 공원에서는 안 될 일이라고 한다.



  그런 낯섦도 시간이 더 지나면 곧 익숙함이 될 것이다. 그러고보니 여기 오고 거의 매일 렘브란트 공원을 산책했던 것 같다. 여행지의 스펙터클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대신 이런 생활공간은 최대한 많이 느껴보고 싶다.


  자, 글 다 썼으니 해 떨어지기 전에 한 번 더 산책하러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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