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박사학위논문 後感 본문
박사학위논문이 끝났다. 학교 도서관에는 진작 납본을 마쳤으니 아마 지금쯤이면 중앙도서관 같은 곳에도 갔을 거고, 주변 분들께 드릴 인쇄본까지 찾아왔다. 이제는 빼박이다. 활자화되어 내 이름 달린 논문이 이미 세상에 나와버린 것이다. 날짜 맞춰 졸업증만 받으면 서류상으로도 다 끝난다.
여기까지 온 느낌은, ‘잘 모르겠다’가 절반, ‘부끄럽다’가 나머지 절반인 것 같다.
뭐가 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고, 실감도 안 난다. 이걸 쓴 이후에도 나는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니까. 박사 타이틀 달았다고 해서 뭐가 대단히 달라지지도 아닐 것이다. 나는 여전히 서투르고, 확신 없는 놈이다. 논문 한 편으로 세상을 다 뒤집어버릴 거라는 근거없는 자신감도 진작에 없어진지 오래고.
무엇보다, 부끄럽다. 지도교수님과 심사위원들께서 너그러이 생각해주신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지만 내가 쓴 논문이 정말로 학위에 값하는 것인지, 내가 다른 박사들처럼 확고하게 내 영역을 구축하고 자신있게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내공을 갖췄는지 잘 모르겠다. 활자화된 논문을 보니 더 그렇다. 보면 볼수록 부족한 것부터 눈에 들어오고, 충분한 논증 없이 추측과 짐작으로 써내려간 문장들 뿐인 것 같다.
이 부끄러움을 잊지 않으려고 글로 남겨둔다. 지금의 부끄러움을 앞으로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주변 여러분들의 축하는 있는 그대로의 축하로 감사히 받되, 내 앞의 이 논문을 완결된 학위논문이 아니라 중간과정으로 생각하기로 한다. 더 고치고 또 보완하고 계속 다듬는 것을 앞으로의 과업으로 삼겠다. 지도교수님, 심사위원님, 주변분들의 호의에 보답하는 유일한 방법이 그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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