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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청-조선 관계를 다룬 이 책은 제목부터 독자의 관심을 끕니다. 한국사를 더 많이 배운 한국인은 '청나라는 조선에게 무엇이었나'라고 묻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그와 반대로 묻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단지 시선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전혀 의외의 역사상이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마침 이 책의 번역자인 손성욱 선생님의 『사신을 따라 청나라에 가다』가 좋은 예입니다. 그 책의 3부에서는 숙종 대에서 영조 대까지의 왕세자(왕세제) 책봉 문제를 다루는데요, 여기서는 이 문제를 청나라 내부의 사정을 포함하여 다룹니다. 이렇게 되니 조선의 책봉 문제가 단순히 조선 내부의 정치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세계질서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죠. 여진족이 흥기하여 대조선관계를 ..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 이 책이 어떤 문제의식으로 쓰여졌는지는 굳이 더 말을 보탤 필요는 없겠지요. 책 좀 읽으시는 분이라면 저자의 이름을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도 충분히 짐작이 가실 겁니다. 그래서 김승섭의 책은 동어반복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아우, 또 이 얘기야?' 하고 말이죠. 새로 나온 책을 읽을 때마다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차별이 무엇인지 내가 어디에 무신경했던 건지를 조금씩 더 알게 되긴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의식과 메시지는 책이 거듭되어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기회가 날 때마다 김승섭의 책을 읽는 것은, 그의 글이 제가 처음 공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던 이유를 새삼 되새기게끔 하기 때문입니다. 처음 대학원에 가기로 마음 먹었을 때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