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달리기 근황 8 (17km 돌파) 본문
2018년 9월 8일 일요일 아침 달리기.
평균 페이스 : 5분 8초
운동 시간 : 1시간 28분 59초
달리기는 온몸을 다 쓰는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에 달릴 때마다 본의 아니게 내 몸상태를 확인하게 된다. 이 정도 이야기야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만, 넉 달 가까이 실외 달리기를 하고 나니 저 말이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알게 되는 것도 같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몸에 무리는 주는 것은 거리도 시간도 아니고, 속도인 것 같다. 평소보다 좀 더 길고 멀리 뛴다고 해서 당장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아닌데, 속도를 높이면 곧바로 몸에서 반응이 온다. 주중에 트레드밀에서 달릴 때 빡세게 달리겠답시고 마지막 1~2분 정도 14~15km/h 정도로 속도를 확 끌어올릴 때가 가끔 있는데 두세 번만 이런 식으로 무리를 하면 당장 정강이뼈가 며칠씩 욱신거린다. 정강이뼈가 아프면 달리기가 몇 배로 힘들어진다. 그러니까, 잠깐 몇백m 더 달리겠답시고 무리했다가는 당장 다음날부터 페이스가 완전히 무너진다는 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느낌이랄까.)
지난 달에 실외달리기에서 시속 12km/h 문턱까지 간 이후로, 나도 모르게 속도에 집착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지난 넉 달 내내 페이스 조절이니 그런 것 생각할 여유도 없고 그냥 힘 닿는데까지 무작정 달리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러다 갑자기 오늘 아침에는 속도 뭐 그런거 모르겠고 좀 천천히 달리는 한이 있어도 광교호수공원을 크게 두 바퀴 완주해보자는 마음으로 일부러 속도에는 집중하지 않으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초반에 힘이 좀 남을 때도 무리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몸에서 힘을 최대한 빼고 달렸다.
그랬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이 정도면 페이스도 정말 훌륭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리가 17km를 넘었다는 것은, 이것은 정말 기적이다. 이 상태에서 작게 한 바퀴만 더 돌면 하프코스가 되는 거 아니냐. (사실 두 바퀴 완주한 다음에도 조금 힘이 남는 느낌이어서 작게 한 바퀴 정도는 돌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필 좀 받았다고 당장 오늘 무리하는 것보다 내일 또 뛰는 것이 훠어어어어얼씬 중요하다는 평소의 교훈을 되새기며 스톱.)
오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하프 코스까지 4km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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