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달리기 근황 10 (이어폰) 본문
나는 이어폰을 끼지 못한다. 귓바퀴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왼쪽 귓바퀴에 이어폰이 제대로 걸리지 않는다. 애써 걸쳐 놓으면 그냥 스르르 빠져버린다. 그래서 보통의 이어폰을 끼지 못하고 헤드폰이나 커널형만 쓴다.
달릴 때는 늘 음악을 듣는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지루함도 덜 수 있고, 훨씬 더 힘도 나기 때문이다. 그간은 큰 불편 없이 커널형 이어폰을 썼는데,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로 유독 이어폰이 빨리 고장나는 느낌이다. (나는 이어폰을 소모성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무한히 쓸 수 있다 생각하지도 않고, 어지간히 비싼 모델이 아니면 수리해서 쓰는 경우도 없다.)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아무래도 아이폰7부터 오디오 단자가 바뀐게 근본 원인인 것 같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아이폰7부터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오디오 단자가 사라졌다. 그래서 보통의 이어폰을 쓰려면 어댑터를 통해서만 아이폰과 연결할 수 있는데, 연결하면 아래 그림처럼 된다.
나처럼 암밴드를 차고 달리는 입장에서는, 어댑터 연결부위가 팔뚝과 무척 가깝거나 혹은 팔뚝과 늘 닿아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시간 가까이 달리기를 하면 팔뚝에 땀이 흥건하게 차고, 그 땀이 어댑터 연결부위로 조금씩 스며드는 모양이다. 그래서 어댑터 연결부위에 유독 녹이 빨리 슬고, 그게 또 고장으로 이어지는...
그러면 해결책은 뭐냐, 어댑터 연결부위가 없도록 애초부터 아이폰 단자에 맞는 이어폰을 쓰면 된다. 그래서 아이폰에 번들로 딸려온 이어팟(번들 이어폰)을 쓰면 된다...가 되어야 정상인데, 내가 아까 뭐라 그랬어, 내 귀에는 이어폰이 안 들어간다니까;;;
그렇다고 이 좋은 이어팟을 그냥 썩히기는 좀 많이 아깝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봤더니 나 같은 놈을 위해서 이어팟에 끼우는 악세사리가 몇 가지 있더라.
이건 이어스킨즈에서 나온 이어캡인데, 택배 도착과 동시에 광탈했다. 이거 끼워도 귓바퀴에 안 걸리는 건 마찬가지... (배송료까지 얼마를 줬더라 ㅠㅠ)
이건 이어후크. 모양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건 귓바퀴 윗부분에 이어폰을 걸 수 있게 한 것이다. 한 며칠 정도 '걸고' 다녀봤는데, 영 마뜩찮다. 아무래도 그냥 '걸쳐' 놓은 느낌만 들고 귀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이 안 든다. 고심 끝에 얘도 탈락.
이어팟 악세사리들이 모두 탈락했다는 것은, 같은 모양인 에어팟 역시 쓸 수 없다는 뜻이다. (나에게 그런 간지는 허용되지 않는구나.)
그러면 이제 내가 남은 유일한 대안은 커널형 블루투스 이어폰... 좀 쓸만한 모델은 그냥 10만원대 중반이던데, 그 비싼걸 어떻게 사 ㅠㅠ
세 줄 요약.
1. 신체구조와 달리기 습관상 이어폰은 고장이 너무 자주 난다.
2. 이어팟(아이폰 번들 이어폰)과 에어팟 역시 신체구조상 쓸 수 없다.
3. 대안을 찾자면 커널형 블루투스 이어폰만 남는데 그건 좀 많이 비싸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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