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0 - Pingouin Buitenveldert

1. 네덜란드 거주 기념 암스테르담 십자수 가게 탐방 첫번째 시간. 처음으로 가 볼 가게는 Pingouin Buitenveldert. (간판에는 'Pingouin'이라고만 되어 있지만 구글 지도에서 검색하면 이렇게 나온다.) Pingouin은 프랑스어로 펭귄이라는 뜻이고 Buitenveldert는 이 가게가 있는 암스테르담 남부의 지명이라고 한다. 암스테르담에 며칠 이상 머무르는 한국인이라면 한 번쯤 가게 되는 식료품점인 신라(Japanese-Korean Delicatessen Shilla) 바로 옆에 있다. 그러니까 십자수에 관심이 있건 없건 간에 한국인이라면 이 앞을 한번은 지나게 되어 있다.

2-1. 여기서 미리 말해둘 공통사항이 있다. 먼저 유럽에서는 십자수를 키트 단위로만 판다는 것. 한국은 도안과 바탕천, 실을 따로 사는 것이 보통이지만, 여기서는 도안과 바탕천, 실, 바늘이 모두 들어있는 키트 단위로만 판매를 한다. 그리고 '키트'라는 단어의 의미도 한국과 유럽이 약간 다르다. 한국에서 키트라고 하면 열쇠고리나 핸드폰줄 같은 반제품까지 다 들어있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키트만 사면 열쇠고리나 핸드폰줄 완제품까지 다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파는 키트는 반제품 없이 도안과 바탕천, 실, 바늘만 들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바탕천에 수를 모두 놓은 후에 그것을 액자나 시계로 만드는 과정은 또 별도로 해야 한다.

2-2. 그리고 공통사항 하나 더. 십자수의 유행이 한참 지난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여기도 십자수만 다루는 가게는 없다. 대개는 자수용품점에서 여러 상품 중의 하나로 십자수를 다루는 정도다. 따라서 엄청나게 많은 수의 십자수 키트가 진열되어 있지는 않고, 사람키만한 진열대에 키트들이 걸려 있는 정도다. 그러니까 적어도 종류라는 측면에서 너무 많은 기대를 할 필요는 없다.

3-1. 이 가게는 뜨개질이나 스킬자수 등도 함께 다룬다. 고가의 키트보다는 10~40유로 사이의 중저가 키트가 많은 편. 암스테르담의 다른 십자수 가게와 일부 품목이 중복되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이 중복되는 것은 아니다. 가격도 거의 차이가 없어서, 같은 키트의 경우에는 (다음에 소개할) de Afstap과는 가격이 같다고 보면 된다.

3-2. 네덜란드의 브랜드인 Thea Gouverneur나 (한국에서는 흔히 '테아 구브너'라고 표기하지만, 막상 네덜란드인들이 발음하는 걸 들어보면 '테이아 후버너'에 더 가깝다.) Vervaco의 키트가 가장 많이 눈에 띄고 Eva Rosenstand도 간혹 있다. Vervaco는 한국에는 주로 스킬자수 키트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십자수 키트를 꽤 여럿 볼 수 있다. 같은 도안이어도 바탕천에 따라 키트가 따로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바탕천만 있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 선택의 폭이 약간 좁은 편이다. 특히 나처럼 린넨에 수를 놓은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더 그렇다. Thea Gouverneur는 꼭 여기서 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는 워낙 유명한 브랜드라서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을 뿐더러 온라인이 훨씬 싸기도 하다. 

4. 마지막으로 꼭 기억해 둘 것은, 한국에서 보통 쓰는 신용카드를 쓸 수 없다는 사실. Albert Heijn처럼 핀카드 혹은 현금으로만 결제가 된다. (핀카드는 네덜란드 현지 계좌와 연결된 직불카드를 말하는데, 자세한 건 따로 검색을 해보시도록...) 마음에 드는 Vervaco 키트를 2개 사고 별 생각 없이 카드를 내밀었다가 계속 결제가 안 돼서 좀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둘 다 안 돼서 며칠 뒤에 다시 와서 현금으로 샀다.

5. 요약정리.

주소 : Gelderlandplein 171, 1082 LW Amsterdam (Gelderlandplein 쇼핑몰 내. Amsterdam Zuid 역에서 걸어서 10~15분.)

영업시간 : 9:30~19:00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단축영업)

특이사항 : 핀카드와 현금만 결제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