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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繡나부랭이

십자수 단상 4

Dog君 2022. 3. 3. 20:58

  십자수에서 가장 일반적인 크기는 14카운트 기준으로 가로세로 30cm 정도 된다. 시계부터 액자, 쿠션 등 여러모로 활용도가 가장 높은 크기라서 도안이나 아이다, 수틀도 대체로 이 크기에 맞춰져 있다. 나도 이 크기를 가장 많이 했고, 하는 족족 시계와 액자, 쿠션으로 만들어서 주변에 선물했다.

 


  그 중 하나가 이 시계인데 2015년에 완성한 것이다. 시계로 만들어서 부모님께 선물로 드렸는데, 시간이 그리 오래 지난 것도 아닌데 여기저기 많이 망가졌다. 안에 붙인 실리콘은 떨어졌고 건전지도 누액이 돼서, 완전한 불능 상태였다.

 

  시계를 맞췄던 십자수가게에 전화를 해서 시계를 수리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안 된단다. 이제 십자수로 시계 맞춰주는 업체가 모두 사라져서 자기도 수리를 맡길 곳이 없단다. 가까운 시계방에 맡겨서야 수리를 끝낼 수 있었다.

 

 

  어제 했던 일을 오늘은 할 수 없게 되는 것. 지난 달에 있던 가게가 이번 달에 사라지는 것.

 

  유행이 벌써 수십년은 지난 십자수를 하면 종종 겪는 일이다. 동네에 하나씩은 다 있던 십자수가게는 이제 한 도시에 하나 있을까 말까 싶은 정도가 됐고 온라인 쇼핑몰도 예전 같은 활기는 없다. 내가 출입하던 오프라인 가게들도 벌써 몇 개가 없어졌는지 모르겠다.

 

  십자수의 나날은 이렇게 또 조금씩 작아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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