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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君 Blues...

나는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충청도 시골에서 태어나 해가 뜨고 질 때까지 하루 종일 노는 게 나의 일과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놀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그럼에도 매일 책을 읽는 건, 책 읽기보다 더 흥미로운 놀이가 없어서다. 그럴 수만 있다면 책을 읽고 싶지 않다. 책 읽는 건 너무 힘들다. 일단 책을 읽는 동안, 사지를 움직일 수가 없다. 고작해야 경박하게 무릎을 떨어 대는 게 허용될 뿐이다. 사지를 묶인 듯이 꼼짝하지 못한 채, 오로지 눈동자만 움직여 문장을 좇아야 한다. 눈동자조차, 한 문장 한 문장, 쓰인 순서대로 읽어야 한다. 건너뛰면 안 된다. 심지어, 한 문장 한 문장 순서대로 읽는 동안, 딴생각을 해서도 안 된다. 그 문장이 뜻하는 내용을 정확히 ..
잡冊나부랭이
2025. 4. 28. 1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