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커피와 영화 본문
1. 석사 끝나고 나서 (박사과정까지 포함해서) 몇 해 동안 내 취향에는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논문 심사를 마치는 날 첫 애플 제품(아이폰4)을 샀고, 그 즈음에 핸드드립커피를 맛 보았으며, 작년부터는 영화와의 접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2. 아이폰은 뭐 그냥 그렇다 치고... 달달한 믹스 커피나 먹을 줄 알았던 내가 커피의 신맛을 발견한 것은 신대륙 발견!...까지는 아니지만 할튼 좀 놀라운 발견 중 하나였다. 남들에 비해 탁월하게 둔한 미각의 소유자라서 그런지 이런 식의 맛 발견은 늘 놀랍다. (사진의 날짜를 확인해보니 그 날은 2010년 11월 23일이었다.)
3-1. 영화에 별 관심이 없는 내가 친구의 조언 한 마디에 어떤 영화평론가의 팬을 자처하게 된 것도 확실히 의외였다. 좀 더 정확히는 '영화'가 계기가 아니라, 글을 대하는 그의 태도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끌린 거였지만, 어쨌거나 아직 나오지도 않은 그의 책을 예약까지 하고 있다니... (아직 시장에 나오지도 않은 물건에 돈을 쓴 것은 KOEI의 삼국지와 에릭 클랩튼 내한공연 이후 세번째.)
3-2. 가끔 그가 들려주는, 그의 내면과 과거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내 과거도 자동재생된다. (물론 스스로의 일이니까 그렇게 크게 느끼는 걸 수도 있지만) 나 역시 누구 못지 않게 나 혼자만의 관념 속에서 허우적댄 시간이 길었고, 심지어 지금도 부족한 사회성 때문에 세상과 소통하는데 곤란할 때가 적지 않으니까.
4. 내가 지금 왜 이 글쪼가리를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만... 야근하다가 짜증에 복받친 나는 지금 커피상점 이심에 앉아 있고, 바리스타 아저씨가 골라주신 커피(뭔지도 모른다)를 마시고 있고, 난생 처음으로 데운 스콘을 먹고 있다. 뭐 그냥 글타...
ps. 예전에 내가 아직 이동진을 흠모하지 아니하였 때, 좀 거칠게 악담의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는 글을 여기다 쓴 적이 있다. 물론 지금은 그 글을 지워버렸지만, 지금도 가끔 그 글의 내용을 키워드로 하면 이 블로그의 그 글이 검색이 되는지라 마음이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