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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想나부랭이

무적의 사나이

Dog君 2013. 7. 10. 10:31




  기타를 배운다는 것은 정말이지 귀찮고 어렵고 힘들고 지루하고 짜증나는 일이다. 솔직히 말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기타를 내던지고 싶은 정도다.


  1-2-3-4, 1-2-3-4... 기타 제일 처음 치는 날부터 시작하는 크로매틱은 얼마나 단조롭고 심심한 연습인가. 게다가 힘들기로 치면 제일 힘들다. 단순한 패턴이지만 굉장한 악력의 소유자가 아니고서는 크로매틱 한번 하고 나면 손바닥 근육의 통증에, 당분간 인상 쓰고는 배긴다.


  도-------... 간단한 C major 스케일이지만 훗날의 애드립을 위해 이것 역시 어느 정도 숙달시켜놓지 않으면 곤란해진다. 물론 복잡한 스케일까지 알아둘 필요는 없지만, C major 스케일은 스케일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아무리 그래도 정도는 해놔야 된다.


  촥---... 일정한 박자에 맞춘 스트로크. 음도 없고 리듬도 없다. 단지 일정한 박자로 여섯 현을 훑고 지나가는 소리 . 하루에 최소 10 이상. 속도는 1분에 300 이상 있을 정도로. 오른팔은 오른팔대로 아파오고,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규칙적인 소리는 뇌신경을 고문한다.


  코드 연습. 좁은 지판 내에서 다른 현은 건드리지 말고 손가락들이 지정된 위치의 지정된 현만을 짚고 있을 . 1mm 비켜가도 소리는 개판난다. 게다가 코드에 따라 5 줄이나 6 줄을 울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 있는데 경우에는 엄지손가락으로 뮤트mute까지 해줘야 한다. 코드 중에서도 특히 F코드와 B코드는 수많은 풋내기들을 좌절시키고 있는 그런 코드. 손가락 하나로 여섯개(혹은 다섯개) 줄을 눌러줘야 한다.


  그외 각종 테크닉. 현을 밀어올리는 벤딩, 현을 흔들어주는 비브라토, 두개가 혼합된 벤딩 비브라토, 동일한 위치에서 피킹만으로 고음을 만들어내는 피킹 하모닉스, 피킹 없이 왼손 손가락으로 현을 세게 짚어주는 해머 , 반대로 손을 떼면서 소리를 내는 풀링 오프, 현을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소리를 내는 슬라이드 ... 풋내기 기타리스트들이 가야할 길은 너무나도 멀고 험난하다.


  그러나 풋내기들에게는 원대한 꿈이 있다. 동경 무도관이나 런던 하이드 파크 같은 거대한 공연장에 수십만의 군중이 운집한 앞에 서게 되는 , 작고 땀냄새 가득한 클럽에서 처음보는 사람들과 정신없는 음악에 몸을 맡겨 머리 흔드는 . 단지 날만을 위해 굳은 살이 박히고 물집이 잡히도록 풋내기들은 연습, 연습이다. 풋내기들, 화이팅. 우리는 무적의 사나이.


<그림출처: 우라사와 나오키, 20세기 소년』 2 >


(2005.7.8. 에 쓴 것을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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