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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想나부랭이

살아간다는 것

Dog君 2014. 1. 6. 12:52

  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고나서 세상 산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았다. 남의 돈 먹는 일이라는게 그냥저냥 해서 되는 게 아니라, 머리 빠지고 똥구멍 찢어질 정도로 스트레스 받아줘야 그나마 먹고 살만한 돈이 나오는 것이라는 걸, 나는 석사를 마치고서야 알았다.


  이러한 사실은 두 가지 점에서 놀랍다. 앞으로의 내 인생이 계속 이런 식일 거라는 점과,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사는 거였구나 하는 점.


  그 때부턴가, 길 가는 사람 하나하나가 그냥 예사롭게 보이지가 않는다. 유모차 끌고 가는 저 아줌마도, 백화점 앞에 쪼그려 앉아 잠시 담배 피는 젊은이도, 아마 다들 그만한 무게를 짊어지고 살고 있겠지. 집에 계신 부모님은 그 엄청난 무게를 짊어지고 여기까지 버텨오셨겠지.


  그래서 경이롭다. 세상을 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다들 경이로운 일을 이뤄낸 것이다. 오늘 같은 날, 더욱 더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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