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독서근황 20140102 본문
1. 학기 내내 나는 목이 말랐다.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시간은 없었다. 다달이 봉급이 통장에 꽂힐 때마다 내 책장도 덩달아 비좁아졌지만, 정작 책을 읽을 시간은 없었다. 그래서 방학을 하자마자, 그야말로 게걸스럽게 독서에 매달렸다. 공식적으로는 성탄절에 방학을 했으니, 거의 하루에 한 권씩 책을 먹어치웠다.
2-1. 커피에 관한 책들만 얼추 너댓권은 읽은 것 같다. 기말과제를 구한말부터 식민지기까지의 커피와 다방 문화로 잡은 후부터 책을 하나씩 모았고, 과제를 준비하면서는 발췌독을 했던 것을, 방학과 동시에 책을 읽었다. 그리고 재미도 있다. 역시 하고 싶은 주제로 공부하면 몇 배로 즐겁고 재미있다. 돈 안 되는 일이 이래서 좋은 거지. 잘만 하면 논문도 하나 쓸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한 몇 년 재미있게 공부할 거리를 찾은 것 같아서 무척 기쁘다.
2-2. 이런 식의, 식민지기의 이색적인 근대 풍경에 천착하면, 흔히 소재주의로 빠졌다는 비판을 받곤 하지만, 소재주의면 어떠랴 싶은 마음도 있다. 역사에 대해 꼭 그렇게 엄청난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소재에 매달린다손 쳐도 꼭 그것이 세상에 대한 내 관점을 흐리거나 무디게 하는 것이 아님을, '사라진 직업의 역사'를 통해 보지 않았던가.
3. 그리고, 지난 번 글에도 올렸던 것처럼 김중혁의 산문집을 읽었고, 그 다음엔 김중혁과 김연수의 에세이집을 읽었고(아, 이건 정말 엄청나게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 읽다 말고 입 틀어막고 끅끅대며 웃음 참아본게 대체 얼마만인가.), 이동진의 인터뷰집을 읽고 있다.(거의 다 읽었다.) 책 읽는 시간이 아까워서 차로도 출퇴근 안 하고 일부러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4. 아직 2014년은 이틀 밖에 안 지났지만, 적어도 오늘까지는 괜찮다. 부지런히 읽고 느끼고 쓰는 중이다.
5. 오늘 퇴근길에 이동진의 첫번째 인터뷰집을 다 읽을 것 같고, 학교에 가면 두번째 인터뷰집이 도착해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그 책을 읽어야지.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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