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Blues...

2014년 3월 9일의 근황 본문

잡事나부랭이

2014년 3월 9일의 근황

Dog君 2014. 3. 9. 05:26

1. 오늘

  3시에 잠이 깼다. 1시 즈음에 자리에 누웠던 것 같다. 보통 때면 다시 잠을 청하고, 곧바로 다시 잠들어야 정상인데 1시간 가까이 뒤척여도 영 잠이 안 온다. 어제도 꽤 피곤한 하루였는데... 이상한 일이다.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느니 그냥 간만에 블로그나 쓰기로.


2. 베트남1 - 문묘

  주말에 베트남에 다녀왔다. 베트남은 문사의 나라였다. 한자 문화권이라고 말로만 들었던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느낌이랄까. 우리나라로 치면 성균관 정도에 해당하는 '문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공자를 비롯해 안회, 증삼, 자사, 맹자의 상을 모셔두었다. 한국의 문묘에는 위패만 모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는 상까지 세워뒀으니 꽤 이채롭다. 이런 모습은 오산의 화성궐리사 정도에서나 본 것 같다.


하노이 문묘의 공자.


오산 화성궐리사의 공자. 중국 곡부현에서 직접 물건너오신 몸이다.


  문묘에는 글을 배우는 학생들을 위한 각종 잠언들과 과거 합격자의 이름을 새겨둔 비석, 그네들이 배웠다는 '중용혹문' 같은 책들도 눈에 띄었다. 베트남의 역사가 강대국들로부터의 지난한 독립투쟁의 연대기였던 것도, 아마 이런 문화적 자존심이 밑바닥에 깔려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베트남만 그랬나. 한국도 그와 비슷하다. 중화문명과의 문화적 거리가 가장 가까웠던 두 나라가, 정치적으로는 가장 독립적이려고 했다니, 퍽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비행기삯은 (생각보다) 비쌌고 일정은 짧았지만, 생각하고 느낀 바가 많았고, 그래서 얻어온 것도 많은 여행이었다.


3. 베트남2 - 보고 먹고 마시고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생각하는 주의지만, 이번에 베트남에 다녀오고 나서는 완전히 낯선 공간에서 산다는 것도 참 흥미로운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말 한 마디도 안 통하는 동네를 싸돌아다니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고수 팍팍 넣은 쌀국수는... 생각보다 먹을만 했고,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좀 짠 것만 빼면...


  세계 생산량 2위를 차지하는 베트남 커피는, 엄청나게 쓰고 또 엄청나게 달았다. '핀'이라고 하는 아주 간단한 드리퍼를 그냥 물컵 위에 얹어서 내고, 컵 아래에는 진한 연유가 깔려 있다. 그냥 보통 커피 마시듯이 마셨다가 써서 뒤지는 줄 알았다. 어지간한 에스프레소 저리가라 수준. 모르긴 몰라도 원두의 한계 탓이 큰 것 같다만은... 꼴랑 한 잔 마셔보고 뭐 얼마나 아는 척을 더 할 수 있겠나.


일종의 프렌치 프레스라고도 하겠다만은.

4. 이사

  지난 2월부터 가장 큰 스트레스. 이제는 계약서 쓰는 일만 남았다. 아마 4월 2일자로 이사가지 싶다. 거기에 맞춰서 다른 것들도 조율해놔야겠다.


5. 공부

  근 3년째 답보상태에 빠진 학업은, 올해는 정말 시동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뭐 대단한 영감이 떠오르길 바랄 것이 아니라, 있는 자료부터 하나씩 차분히 읽어야겠다. 먹고사니즘 때문에 뒤로 미뤄놓은 번역'연습'도 최대한 빨리 재개해야겠다. 눈치 보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당장 손이 근질근질.

  그리고 내 공부에 대해서 전혀 의외의 곳에서 반응이 왔다. 작년 말에 별 생각 없이 썼던 기말페이퍼에 대해 쓰리쿠션으로 출판 제의가... 응? 지금 상태로는 별달리 새로운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딱히 내 전공도 아니어서 엎어질 공산이 크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내 관심사에 흥미를 가져준다고 하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6. 역사책 읽는 집

  최근 평들이 좋지 않다. 내가 듣기에도, 다른 책 팟캐스트에 비해 퀄리티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는 느낌이다. 실력의 부족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아마도 두 사람 다 바쁜 것 아닐까.

  근데 뭐 따지고 보면, 아마추어 두 사람이 먹고 살고 남는 시간 겨우 쪼개서 하는 방송이니 애초부터 퀄리티를 기준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나 싶긴 하다. 어설프게 진지하게 나가면 삑싸리밖에 더 나겠나. 컨셉을 약간 수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지금은 어깨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2014년도 형식에 대한 실험이 계속될 예정이다.

'잡事나부랭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년 4월 13일의 근황  (3) 2014.04.13
총, 균, 쇠  (0) 2014.03.09
2014년의 설날  (2) 2014.02.01
오늘도  (0) 2014.01.07
2013년 12월 14일의 근황  (1) 2013.12.14
Comments